수원일보 방문한 김 당선자, 염태영 시장 땅비리 질문하자 난색
본보 기자에 문자메시지로 답변 약속하고도 인터뷰 질문 전체 거부 '황당'

김영진 당선자가 인터뷰를 위해 수원일보에 방문, 이호진 발행인과 환담하고도 인터뷰 질문 자체를 통째로 거부했다. 염태영 시장의 입북동 땅비리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난색을 표명한 김 당선자. 본보는 김 당선자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수원시민과 독자의 알권리를 위해 인터뷰 거절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편집자주> 

김영진 당선자가 본보의 염태영 수원시장 땅비리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고심하다가 당선자 인터뷰 10여개 질문 전체에 대한 답변을 모두 거부했다.

이는 염시장 관련 질문을 빼지 않으면 인터뷰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어서 국회의원으로서 자질 논란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 병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초선인 김 당선자는 인터뷰를 위해 지난 4월 25일 본보를 방문, 이호진 발행인과 대담을 나눴다.

대담이 시작되자 염시장 땅비리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고 김 당선자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른다며 난색을 표명했고 예정된 시간이 지나자 관련 자료를 챙겨 가면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당선소감 등 나머지 10여개 질문은 3~4일 시간을 주면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4월 29일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답이 오지 않아 김 당선자와 직접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십여 분 후 기자에게 김 당선자로부터 월요일에 답을 보내겠다는 문자가 왔다.

 

 

김영진 당선자는 4월 29일 기자에게 5월 2일에 답변을 주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사진=김용안 기자 핸드폰 화면 캡쳐>


김 당선자 스스로 한 약속이기에 믿고 기다렸지만 약속 당일인 5월 2일 오후 6시가 지나도 답을 받을 수 없었다.

이후 김 당선자는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고 이호진 발행인에게 이날 저녁 7시 30분께 전화를 걸어 염시장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면 인터뷰 자체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인터뷰 자체를 거절하면 이같은 불편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공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염시장이 땅비리를 해명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도 못하다니 김당선자가 염시장과 무슨 관계인지 궁금하고 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김 당선자에게 걸었던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원조 보수라 밝힌 시민 임모(45)씨는 "세상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몇십 년 만에 야당 후보를 찍어줬더니 이게 무슨 황당한 경우냐"며 "다음번엔 반드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박모(47)씨는 "이찬열 의원이 염시장의 해명을 촉구하는 인터뷰가 나간 후, 혹시 나머지 4명 당선자에게 질문에 답하지 말라는 청탁이나 외압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이런 코미디가 수원의 정치수준이라는 것이 씁쓸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찬열 의원은 염태영 시장 땅비리 질문에 대해  "공인이라면 한 점 의혹없이 시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또한 "같은 당이라고 감싼다면 공인이 아니고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박광온 의원도 같은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하진 않았지만 추후 사실관계를 더 파악해 반드시 답변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의원 측은 염시장 땅비리에 대한 질문에 국회의원으로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지자체장의 비리에 관한 질문을 했다고 국회의원이 당선자 인터뷰 자체를 거부한 경우는 김영진 당선자가 처음이다.
 

 

수원일보를 방문한 김영진 당선자. <사진=김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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