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에 있는 울산저널 신문사가 주최한 초청특강에서 이호진 수원일보 발행인이 강연하고 있다.

이호진 수원일보 대표이사가 지난 21일 울산광역시 남구 왕생로에 있는 울산저널에서 열린 초청특강에서 강연했다.

이호진 대표이사는 "편가르기와 대립을 존립 기반으로 하는 언론이 적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권력감시에 충실하면서도 통합을 지향하는 언론이 많아져야 한다"며 "참다운 저널리즘은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는 자유로움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강은 울산저널이 참된 지역언론의 방향과 전략을 가늠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예산지원으로 이뤄졌다.

울산저널 이종호 편집국장은 "전국 최초로 지역일간지에서 인터넷신문으로 전환한 수원일보가 수년 동안 수원시장의 부동산 비리의혹을 추적 보도해온 것을 보고 '살아있는 경험'을 직접 듣고 싶어 초청특강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호진 대표이사는 특강에서 "기초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최초의 일간지, 인터넷신문으로 전환한 최초의 일간지 등 27년의 역사 속에서 실험적 변화를 과감하게 시도해 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인터넷 시대에 종이신문을 주력매체로 고집한다는 것은 결국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길을 한걸음 한걸음 서서히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수원일보의 경영이 아직 안정된 것은 아니지만) 종이신문의 경험을 잘 살려 인터넷으로 전환하면 태생부터 인터넷신문인 매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한 "언론의 3대 기능을 권력감시, 정보전달, 공동체형성으로 본다"며 "여기서 정보전달기능은 굳이 기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이며, 이미 연예·날씨·사건기사, 주식 등 경제 기사는 로봇이 기사를 쓰고 있으며, 일반인도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전문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문적인 정보까지 다 오픈되어 있는 세상에 권력감시기능이 약하다면 언론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권력감시가 언론의 존재 이유인 것은 인터넷 시대에 더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권력감시를 핵심기반으로 하면서도 언론은 궁극적으로 공동체 형성 기능 즉,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원일보가 민족정신을 강조하며 '3·1정신 살리기 한마당' 행사를 해온 것은 바로 공동체 형성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며 "우리에게 가장 큰 공동체, 가장 큰 통합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영화 암살의 흥행성공을 언급하며 "좌우대립, 종교, 계층, 지역, 사상을 초월해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드는 유일한 구심점이 바로 민족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언론이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언론은 사실상 모두 특정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겉으로는 엄정 중립을 표방하는 데, 이는 오히려 독자를 우롱하는 매우 기형적인 언론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시간 강의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뉴스타파에 보도될 정도로 큰 사안인 수원시장 땅비리 의혹에 관해 수원지역의 다른 언론과 시민단체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가 행사예산과 광고비, 보조금에 종속된 것 때문은 아닌가", "수원지역에서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 토론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누가 반드시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며 "언론과 시민단체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자립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 창간 초기엔 확고한 지지계층이 있으면 안정적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계층이 오히려 성장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일부 언론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매체가 되겠다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저널리즘이라기 보다는 (시민사회) 운동"이라며 "사회적 약자는 항상 옳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언론인은 이를 경계해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닌 진실을 보도하며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언론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호진 대표이사는 2000년부터 17년 동안 수원일보를 맡아 중앙일간지와 지역지 공동구독, 경기도최초 인터넷신문, 지역일간지 최초 인터넷전환, 경인지역언론 중 최초로 네이버·다음에 뉴스공급, 전국 최초 체험형 문화행사로 '3·1정신살리기 한마당' 등을 펼쳐왔다. 

울산지역의 대표적 진보매체인 울산저널은 "동트는 새벽 밝아오는~"으로 시작되는 단결투쟁가의 노랫말을 쓴 백무산 시인이 발행인으로서 387명의 시민주주로 2012년 창간했다. 울산저널은 지난 2014년 민언련 30주년 행사에서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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