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Hospice)라는 말이 있다. 라틴어 Hospes(손님) 또는 Hospetium(손님 접대,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에서 기인되었고 중세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가던 여행자 휴식처란 어원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10월 어느 멋진 날 수원 농민회관 소재 웨딩펠리스란 예식홀에서 암 투병중인 27세 신부의 아름답지만 슬픈 결혼식이 있었다. 입원 환

자 중 암환자가 95%이며 불치병 환자들을 위해 간호를 제공해 주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덜어주는 성빈센트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중인 환자가 주인공이다.

이 병원 호스피스 병동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2~3개월 시한부 삶을 기다리고 있는 신부와 건장한 청년 신랑의 간절한 요청으로 결혼식을 기획 했다. 일반 건강한 젊은 신랑 신부 같으면 멋있게 꽃으로 장식한 중형차를 타고 예식장에 나타났겠지만 두 사람은 병원 구급차에 몸을 의지하고 환자복을 입은 체 도착하여 휠체어를 타고 예식장에서 무료로 제공한 턱시도 드레스 화장을 예쁘게 준비한 후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친인척에게 결혼식을 한다는 말도 못하였으며 단 둘이 동시 입장하면서 결혼식은 시작 되었다. 하객들은 병원 직원과 교수 등 20여명이 전부였지만 가슴 아프고 애틋한 두 사람의 사랑에 함성과 함께 힘찬 축하 박수를 보냈으며 신부는 아픔과 슬픔을 내색하지 않고 환한 미소로 답례를 보냈다.

두 사람은 5년 전에 만나 서로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 왔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청천벽력 같은 암을 선고를 받았고 5번의 수술을 했는데 차도가 없었으나 사랑은 계속되었으며 신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랑은 평생소원이라 고집하여 예쁜 신부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 아름다운 결혼식을 한 것이다.

주례를 맡으신 주치의 종양내과 선생님도 평범한 결혼식이라면 할 말이 많으시겠지만 성혼선언문에 적힌 신랑 신부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신 후 “예쁜 신부 앞에서 주례를 서게 되어 영광이다. 하루를 3년이라 생각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객들도 비록 결혼의 꿈은 이뤘지만 죽음을 앞둔 결혼식이기에 애써 슬픔 대신에 박수를 보냈다.  

사람은 누구나 병들고 죽는다. 성경에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말씀이 있다. 오늘 신랑 신부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혼식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바쁜 병원 일상에도 결혼식을 준비하고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행복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떠나보내는 사랑하는 신부를 위한 헌신적인 또 희생적인 결혼식을 제안했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 신랑과 오늘 최고 예쁘고 아름다운 신부님께도 당부하고 싶다. 항상 고마운 마음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주례 선생님 말씀과 같이 하루를 3년 보다 더 훨씬 행복하고 소중하게 보내기를 바란다. 또한 도움주신 모든 분들도 항상 행복하시고 약자들과 어려운 이들에게 오늘처럼  많은 헌신과 봉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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