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여러 번 지나고 완연한 봄이 바로 코앞까지 찾아왔다. 새해가 된 지 벌써 네 달이나 됐지만, 계절의 첫 주자인 봄이 옴으로써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것이 생겼다. 우리 민족의 새로운 시작이었던 4·13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 대해서다.

1919년 4월 13일 상하이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 공화제 정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은 사실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3·1운동 직후 국내외 정세는 매우 복잡해졌으며 각지에 독립을 위한 단체 및 임시정부들이 연이어 출범했다. 하지만 곧 하나의 통합된 임시정부의 필요성이 부각되었고 그 논의가 시작되게 된다.

임시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4월 10일 의정원 회의에서 우선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민주공화제를 표방하는 임시 헌장 10개조를 제정·공포한 뒤, 국무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6부의 국무원을 구성하였다.

이어 4월 13일에 임시정부를 출범한 것이다. 임시정부는 비록 8·15광복 때까지 국내외의 독립운동을 총괄하는 최고기관으로 활약하였으나, 국제 사회에 정부승인을 받지 못한 채 광복을 맞아 정부자격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환국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대 국권회복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한데 모으고 외교활동, 의열 투쟁, 광복군 창설 같은 항일 운동을 주도하여 우리 민족의 독립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었던 것이라는 점에 있어 우리 후대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기관이자 우리의 첫 정부이다.

매년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을 올리며 임시정부를 수립하던 독립 운동가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 한다. 하지만 이런 기념행사가 거행되어도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우리의 역사적 아픔을 잊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반도 중심이 아닌 상하이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을 외치게 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을까. 국가의 주권을 정당하게 움켜쥐고 후대에게 자주 국권 나라를 누릴 수 있게 할 날을 상상하며 이국에서 모진 고난을 이겨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되찾은 국권인 만큼 우리는 독립운동을 위해 온 몸을 바쳐 노력했던 그들에게 더욱 감사하고 그들의 생을 기리는 태도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제98회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계기로 여러 기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더 이상 국가가 주도하는 행사가 아닌 국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사의 모습으로 탈바꿈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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