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보이콧 재팬'과 '메이드 인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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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보이콧 재팬'과 '메이드 인 재팬'
  • 최규일
  • 승인 2019.07.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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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일 편집국장

'보이콧 재팬' 열기가 삼복더위 만큼 뜨겁다. 일본에 안가고 일본것은 안먹고 안사고 안쓴단다.

빠르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파급력만큼이나 놀라운 건 '이것마저도?'라고 되묻게 하는 일본제품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일본어로 소개됐거나 예전부터 인지도가 높은 일본의 글로벌 브랜드는 당연히 일제로 취급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메이드 인 재팬'이 곳곳에 숨어있다.

누가봐도 프랑스제로 짐작되는 스포츠 패션브랜드, 집집마다 상비약으로 챙겨놓은 소염진통제와 감기약이 알고보니 일제였다. 유명인이 CF에 등장하는 드링크제, 목욕용품, 화장품, 가스보일러에 편의점, 저축은행까지....

이미 알았던 이들은 얼마나 될까. 혹시 상대는 슬그머니 정체를 감춘건 아닐까.  '우리가 언제 아니라고 했냐'고 되묻는다면 나의 무식함을 탓할 수밖에 없다. 어쨋든 기존 제품에서 느꼈던 익숙함과 친숙함이 조금은 낯설고 어색해졌다.

국민들은 '보이콧 재팬' 에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다.  '노노 재팬' 사이트가 접속 폭주 중이다. 어느새 대세어가 된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는 말속엔 '나도 작은 애국을 한다'는 자부심이 담겨있다. 이런 분위기를 '국뽕'이나 '냄비근성'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비분강개 보다는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현실론자들도 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응집력을 발휘하는 한민족의 DNA는 지금껏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동력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대표회장으로 있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일본의 경제도발에 반발해 일본방문 중단, ‘신(新)물산장려운동’의 전개를 다짐했다. 염 시장은 수원시 공직자들에게 불매운동을 시민사회로 확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주문하며, 부서별 사무기기들도 국산으로 교체하겠다고 했다.

이왕 닻을 올렸으니 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비전은 단순구호나 전시행정일 뿐이다. 아울러 공직사회에 남아있는 일본풍도 지워버려야 한다. 상명하달식 조직문화,  폭탄주가 도는 회식자리 풍경 등 군사문화의 잔재 또한 일본문화의 아류이다. 애매한 일본식 표현이 남아있는 관공서 서식은 시민들을 주눅들게 한다.   

아베의 경제 도발이 있기 전, 일본식 선술집에 갔었다. 일본풍으로 꾸민 식당 안에서 일본옷을 차려입은 한국인 직원들이 연신 "이랏샤이마세"를 외치고 있었다. 당시의 이국적인 느낌이 지금의 씁쓸한 기억으로 바뀐건 아마도 시절이 변해서일 것이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일본인들의 한국관련 망언이 TV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결기'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