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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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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싸움
  • 박노훈
  • 승인 2019.08.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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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훈 취재부장

 

최근 개인적인 상황을 안다는 지인들이 건넨 공통된 말들이 있다. "좀 싸워보지 왜 싸우지도 않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의아했다. ‘왜 그렇게들 생각하지?’ 이유는 간단했다. ‘가치’의 유(有)무(無)다.

사람들이 싸움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냥 화가 나서 무턱대고 싸움을 하는 것 아니면, 상대방을 이기고 싶다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전자는 10대나 20대도 아닐 뿐 더러 평소 성격상 거리가 먼 상황이다. 후자는 반대로 설명하면 ‘이기고 싶다는 목적’이 없다. 이 또한 두 가지로 설명된다. 이길 싸움 해서 뭐하겠냐는 판단이거나, 이겨서 뭐하겠냐는 판단이다. 즉, 그게 어떤 것이든 가치가 없다는 의미이다. 이럴 경우 싸워봤자 득(得)이 없다. 그렇다면 싸울 이유는 없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의 ‘싸움’은 다르다.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 입장에서 모두 가치가 있다. 아니, 크다. 여기에서는 이미 많은 매체들이 언급한 이유를 논하지는 않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의 작금 행보는 눈 여겨 볼만 하다. 발 빠른 대응이 눈에 띈다.

일단 이달 초, 일본 제품을 불매한다는 ‘신(新) 물산장려운동’ 소식에 귀가 기울여진다. 시 산하 모든 부서에 전수조사를 갖고, 사용중인 일본제품을 국산으로 교체한다는 정책은 꽤 인상적이다. ‘新 물산장려운동’을 활성화 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공모하고 주민자치회·새마을단체 등 시민사회와 협력한다는 소식도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수원시는 또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다고 발표를 한 날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켜 피해 기업을 위한 특별지원기금 30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지자체의 바람직한 대응책이라 평가될 만 하다.

지자체 뿐 아니라 시민의식 또한 중요하다. 싸움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조직적 전략이 가능하지만, 시민의식은 조금 다르다. 세심한 배려의 전략이 필요하다.

얼마 전,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일본을 향한 불매운동 중 하나로 국내 ‘이자카야(일본식 술집)’를 가지 않겠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된 전략이다. 글로벌 시대 다양한 식문화를 택해 업(業)을 의지하고 있는 국내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자카야 내에서 파는 일본산 (생)맥주나 사케 등을 먹지 않겠다는 판단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불매운동의 화살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치 있는 싸움에 철저한 전략을 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 소위 ‘국뽕’을 소름 돋도록 싫어하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국뽕 해볼까’하는 생각이 드는 건 혼자만은 아닐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