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롯데몰 수원점 지상주차장이 텅 비어있다(사진=수원일보)
지난 18일 롯데몰 수원점 지상주차장. 휴일임에도 썰렁한 모습이다.(사진=수원일보)

[수원일보=박노훈·장경희·서동영 기자] 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다(多) 업종 기업 ‘롯데’에도 불똥이 튀고 있는 가운데 수원에 위치한 대형 롯데 유통업체 두 곳 또한 고객의 발길이 잦아들며 입점 업체 등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 수원역사 바로 뒤에 위치한 롯데몰 수원점. 이날 먼저 취재진의 눈을 의심케 한 건, 건물 앞에 위치한 지상 주차장의 모습이었다. 언뜻 봐도 1천 여대 가까이, 최소 수백여 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에 주차된 차는 얼마 되지 않았다. 썰렁한 주차장 풍경과 달리 건물로 들어서자 유동인구를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휴일임에도 유동인구의 ‘숫자’는 여느 휴일과 확연히 달랐다. 그나마 중저가 브랜드가 입점한 ‘몰’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는 개점 휴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구두/핸드백/여성패션’이 자리한 3층은 손님이 아예 없는 매장이 다반사였다. 있다 해도 연인끼리 그냥 눈으로 보고 가거나 한 두 명이 이것저것 물건을 고르는 광경 외에는 이날이 정말 일요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객 ‘숨바꼭질’이었다.

매장 한 직원에게 ‘원래 휴일에 사람이 없나요?’라고 묻자 돌아 온 답은 "원래 사람 많아요. 오늘만 그래요"였으며, ‘아, 그럼 롯데 그거(불매운동) 때문에 그런 가요?’라고 되묻자 직원은 겸연쩍은 웃음만 보일 뿐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매장 직원 또한 마찬가지였다. 직원들은 불매운동에 관해 아니라거나 답하지 말라고 사전에 교육을 받았는지 하나 같이 말을 아끼는 눈치였다.

롯데마트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주로 생활용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특성상 카트를 끌고 다니는 고객들이 많아야 하지만 찾기 힘들었다. 1층 계산대로 향하자 직원들이 계산을 하는 계산대는 7곳 가운데 1번과 3번 두 곳만 운영중이었으며, 2층 계산대 세 곳 중에는 8번 계산대 한 곳만 운영중이었다.

비슷한 시각, 롯데아울렛 광교점.

휴일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광교 롯데아울렛 매장 전경(사진=수원일보)
휴일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광교 롯데아울렛 매장 전경(사진=수원일보)

평소 일요일 같으면 지하주차장 입구부터 도로가 대기 차 행렬로 북적였지만 이날은 주차 안내요원의 안내를 받아 주차하기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매장으로 올라가자 휴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고, 4층 롯데시네마 입구에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고객만 보였다. 건물로만 보면 같은 건물이라 할 수 있는 광교 센트럴푸르지오시티(오피스텔)가 총 1700여 세대임을 감안했을 때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익명을 신신당부 요구한 한 입점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정도는 매출이 줄었다"며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커지며 사람들이 찾지 않는데, (어쩔)방법이 없다. 입점 업체가 ‘을’인데 롯데에게 뭘 요구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영업실적은 공개할 수 없다"며 "(지금 현실을)지켜 보고만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