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사진=수원시)
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사진=수원시)

[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수원시가 오는 19일 문화의 날을 맞아 수원에서 시작돼 세계로 뻗어 나가는 화장실 문화 홍보에 나섰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공간이던 공중화장실이 '문화'로 발전한 것은 20여년 남짓이다. 수원시에서 화장실 문화운동이 태동하면서다. 시는 행정안전부·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주최하는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24차례 수상하며 국내외 화장실 문화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작은 도서관이 있는 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 마을사랑방 등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또옹카페 화장실 등이 수원을 대표하는 화장실이다.  

화장실 문화의 발상과 발전과정에선 민선 초대 수원시장을 지낸 고(故) 심재덕, '미스터 토일렛'을 빼놓을 수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경기를 유치하기 위한 시·군의 경쟁이 활발하던 1996년 심재덕 수원시장은 불결한 공중화장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외국 손님을 맞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 TF팀을 만들었다. 심재덕 전 시장은 1999년 한국화장실협회를 창립했다.

이후 2004년 공중화장실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우리나라가 화장실에 관한 법률을 가진 최초의 국가로 기록됐다. 2007년 11월엔 화장실 전문 국제기구인 세계화장실협회(WTA, World Toilet Association)가 창립됐다.

지난해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관계자들이 화장실 문화 벤치마킹을 위해 해우재를 방문했다.(사진=수원시)
지난해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관계자들이 화장실 문화 벤치마킹을 위해 해우재를 방문했다.(사진=수원시)

‘근심을 덜어내는 집’이라는 이름의 해우재는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이목동)에 위치한 변기모양의 건물이다. 심 전 시장이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기념해 30여 년간 살아왔던 집을 2007년 변기모양으로 지었다. 2009년 세상을 떠나면서 당시 기준으로 24억원이 넘는 가치의 건물과 토지를 시에 기증했다.

시는 해우재를 화장실문화 전시관으로 만들고 일대를 화장실문화 공원으로 만드는 등 화장실 문화 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다. 2010년 10월 개관 후 지난달 말 기준 140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 중 외국인 관람객이 7만여 명에 달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세계화장실협회(WTA) 회장을 맡아 심 전 시장이 수원시에 뿌린 화장실 문화를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WTA는 위생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공중화장실을 짓는 ‘희망의 화장실 프로젝트’를 통해 16개국에 33개 공중화장실 설치를 지원했다. 또 ▲‘세계화장실 리더스 포럼’, ‘세계 화장실문화 유스 포럼’ ▲전 세계 기초위생시설 실태조사·지속가능 화장실 모델 개발 등 연구조사 ▲‘세계화장실 기술표준’ 제정 ▲UN, 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 국내외 국제기구·민간기구와 협력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UN 경제사회이사회 협의적 지위를 획득하며 글로벌 비정부기구(NGO)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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