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
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 캡처.

[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HDC)이 시공한 경기도내 한 아파트에서 방사능 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입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내 A아파트. 이곳 입주민들은 입주를 앞둔 지난 3월 도내 B시청 앞에서 라돈에 대한 전수조사와 공사하자보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시 대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이를 해결하기 전까진 준공승인을 해주지 않아야 한다고 B시에 요구했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몇몇 가구를 표본 조사한 결과 라돈이 기준치인 200 Bq/㎥ 이하로 나왔다며 시에 검사결과서를 제출했다. 검사결과는 5세대 모두  130~180 Bq/㎥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는 외부 공인기관을 통해 측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준공승인을 내줬다. 

그러자 입주민들은 지난 5월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며 자체 측정 결과를 시에 제출하는 등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이 측정한 결과에는 5세대 중 4세대가 기준치를 넘었고 그중 한 세대는 300 Bq/㎥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주민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양측의 중재를 시도했다.

시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은 입주민들의 자체측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측정업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현대산업개발은 우리가 마련한 중재 회담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당시 회담 시간이 오후 7시였는데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저녁에는 만날 수 없다고 했다. 오후 5시로 조정됐음에도 같은 이유로 만남을 회피했다. 결국 회담은 무산됐다"고 밝혔다.

입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법적 분쟁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눈치다.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야 하고, 입주 1년도 채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AS 등도 받아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소위 ‘갑’이라는 주장이다.

한 입주민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와 몇 번 만난 적은 있지만 라돈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법적으로 문제 없으니 소송을 하려면 해 봐라’는 태도를 보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측은 "입주민들과 꾸준히 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근에도 (입주민들과) 라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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