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20일 수원시의회에서 내년 예산안 등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20일 수원시의회에서 내년 예산안 등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수원시가 내년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20일 제347회 수원시의회 제2차 정례회 시정연설에서 2020년 수원시의 화두는 ‘새로고침’이라고 공표했다. 관행처럼 굳어진 사업 수행방식 등을 새롭게 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지방세 감소와 복지재정 확대 등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한 예산은 새롭게 고쳐야 할 대상 중 1순위다.

전국 최대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인 시가 ‘새로고침’을 염두에 두고 편성한 2조8099억원 규모다.

일반회계 예산은 2조3686억원으로 편성했다. 전년 당초 대비 891억원이 늘어났다.

시는 예산이 확대됐다고 해서 사정이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입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세는 8907억원으로 전년 당초 대비 715억원 줄어들었다. 1차 추경(1조630억원)에 비교하면 1723억원이나 적다.

자주재원의 감소는 예상된 일이다. 수원의 산업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업황이 흔들렸다. 부동산 시장도 예상하기 어렵다.

시는 재정확충을 위한 세일즈에 총력을 기울였다. 교부단체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 끝에 429억원의 보통교부세를 받아 곳간의 빈자리를 채웠다. 민선자치가 도입된 1995년 이래 25년 동안 유지해왔던 불교부단체 지위를 놓기란 쉽지 않았지만 시민복리가 먼저였다.

이로써 보통교부세를 포함해 중앙으로부터 받는 의존재원은 1조73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국·도비 보조금은 8301억원으로 862억원 증가했다.

시는 사용처가 정해진, ‘꼬리표 달린 세입’이 늘어난 셈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국·도비 보조금이 늘어난 것은 그에 맞춰 투입되는 시비 규모도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시가 자체 사업 등을 운영할 가용재원은 축소됐다는 것이다.

부족한 세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는 지방채 845억원을 발행하고, 공영개발특별회계 158억 원을 폐지해 일반회계로 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시는 시민의 복리는 유지하되 재정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사업을 현미경 들여다보듯 심사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보단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복지는 줄일 수 없었다. 시 일반회계 세출예산(안)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회복지분야다. 내년도 전체 예산의 44%에 해당하는 1조418억원이다. 전년 대비 773억원 늘어났다.

또 교통 및 물류 분야엔 230억원을 늘린 1763억원, 문화 및 관광에도 176억원을 늘린 1588억원을 투입한다.

“재정위기가 시민들의 복리감소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염 시장의 방침에 따라 마련된 재정효율화 방안을 충실히 반영했다.

반면 일반공공행정 분야는 씀씀이를 대폭 줄였다. 1229억원으로 씀씀이를 올해 본예산의 19.5%인 297억원을 아꼈다. 행사성경비를 40억원 줄였고, 성과평가 및 재정사업 평가를 통해 지방보조사업을 20% 이상 감소시켰다. 80여 개가 넘는 각종 민간 위탁사업의 운영비와 사업비 등을 조정해 89억원을 감액 편성했다.

뿐만 아니라 고통분담 차원에서 공무원의 시간외근무수당, 사무관리비, 여비, 업무추진비 등 행정운영경비를 감축하고, 후생복지예산도 절약했다.

재정을 운용하는 기본 방향으로 잘사는 도시, 안전한 도시, 행복한 도시, 전통·문화도시를 설정했으며, 도시공원 실효에 따른 공원부지 매입비(458억원), 수인선 제2공구 수원시구간 지하화(115억원), 수원 외곽순환도로 방음벽 확충(200억원), 연화장 시설 개선(113억원), 팔달경찰서 신축(200억원) 등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 배분도 신경썼다.

시가 직면한 재정적 위기 상황은 국내외 경기 침체 장기화, 국제 무역 갈등 등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인 만큼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이 같은 상황에 낙담하는 대신 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다양한 개선 방안을 마련, 2020년을 ‘재정건전성 원년의 해’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먼저 재정위기로 발생되는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재정안정화기금’을 설치, 내년 1월 1일부터 운영한다. 재정안정화기금은 순세계잉여금의 10% 이상, 직전년도 경상 일반재원 증가분의 10% 이상을 적립해 재정위기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재원이다.

또 재정사업 평가, 행사·축제사업 평가, 지방보조금 평가 등을 전면적으로 개선해 재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협업기관 운영 합리화 방안 연구 용역을 통해 수원시가 보다 건전한 재정운영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앞으로 두 번 다시 재정위기가 발생되지 않도록 내년 상반기부터 효율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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