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재덕 전 수원시장 1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장사익 선생.(사진=수원일보)
샘재덕 전 수원시장 1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장사익 선생.(사진=수원일보)

[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심재덕 시장님은 한결같이 앞과 뒤 모두 깨끗한 분이었다. 그래서 깨끗한 화장실 문화도 이끌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으로 불리는 장사익 선생(70)이 간직하고 있는 고(故)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생전모습이다.

심재덕 전 시장을 기리는 11주기 추모행사가 14일 해우재 문화센터에서 열렸다. 미스터토일렛 심재덕기념사업회의 주최·주관으로 열린 추모식엔 심재덕 전 시장의 가족과 지인을 비롯해 조무영 수원시 제2부시장, 조명자 수원시의장, 김진표 국회의원, 김영진 국회의원 등을 비롯해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중엔 장사익 선생도 있었다. 그는 심재덕 시장의 추모행사에 매년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심 시장의 10주기엔 출연료도 받지 않고 추모 공연을 선보였다. 

장사익 선생이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부르고 있다.(사진=수원일보)
장사익 선생이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부르고 있다.(사진=수원일보)

장사익 선생의 이 같은 정성은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장 선생은 “당시 수원야외음악당에서 공연을 할 때다. 객석 맨 앞에 계시던 심재덕 전 시장님께서 갑자기 무대로 나오시더니 내 손을 꼭 쥐며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다른 공연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며 웃었다. 이때부터 심재덕 전 시장의 인품에 빠져들게 됐다.

그러면서 “사람을 정말 사랑하시는 분이었다. 오늘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심 전 시장님이 정말 선구자란 생각이 든다”며 하늘에 있는 심 전 시장을 회고했다.

수원시 민선 1·2기(1995~2002) 시장을 역임한 심재덕 전 시장은 수원화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비롯해 많은 업적을 일궜다. ‘아름다운 화장실문화운동’을 전개하며 수원시 공중화장실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다. 퇴임 후엔 세계화장실협회(WTA) 초대회장으로 선출됐고 자신이 살던 집을 허물어 해우재를 지었다. 덕분에 미스터 토일렛(Mr. Toilet)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WTA는 2008~2009년 가나·케냐·라오스·몽골·캄보디아 등 아프리카·아시아 9개국(12곳) 공중화장실 건립 지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7개국 37곳에 공중화장실인 ‘수원화장실’을 건립했다. 심 시장의 화장실문화운동은 수원과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에 퍼지고 있다. 수원시의 글로벌 명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조무영 수원시 제2부시장이 추모사를 말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조무영 수원시 제2부시장이 심재덕 전 시장을 추모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조무영 부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여전히 고인이 남긴 발자국을 더듬어 걷는 듯하다”며 “시민들과 함께 수원을 넘어 전 세계를 새롭게 바꿔낼 도전을 이어나가는 한, 고 심재덕 시장님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심재덕 전 시장을 천상병 시인은 이날 추모행사에서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으로 기렸다. 구슬픈 목소리가 행사장을 휘감았다. 예정에 없었음에도 사회자의 갑작스런 요청에 흔쾌히 응한 장 선생은 “조화도 갖고 오지 않았는데 목소리 하나로 생색내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 늘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심재덕 시장님의 추모행사에 참석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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