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dl 해외 입국자의 임시생활시설로 활용되는 선거연수원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수원시)
염태영 수원시장(왼쪽)이 해외 입국자의 임시생활시설로 활용되는 선거연수원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수원시)

[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수원시가 관내 발생 감염자는 물론 해외 입국자에 대한 관리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타 지자체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안심귀가-무증상 해외 입국자 관리

이달 8일 이탈리아 등을 방문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원-17번 확진자 이후 31일 발생한 수원-41번 확진자까지 수원시에서는 총 25명의 확진자가 늘었다.

이 중 해외 입국자 또는 그 가족이 23명이다. 지난 3주간 수원의 확진자 90%이상이 해외 입국자에서 유입됐다.

시는 1차적으로 공항에서 검역소를 거치지만 무증상으로 입국장을 통과한 뒤 귀가를 하더라도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해외 입국자의 검체 검사 및 결과 통보가 이뤄지기 전까지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것이 지역사회 감염 방지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판단, 무증상 해외 입국자 관리방안을 찾았다.

지난 26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을 개별 수송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생활동을 무증상 해외 입국자의 임시생활시설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시에 주민등록을 둔 시민이 사전 신청한 경우 공항에서 선거연수원까지 단독 수송한 뒤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1~2일간 선거연수원에서 대기해야 한다.

안심귀가 서비스 시행 첫날부터 30일까지 5일간 총 122명의 해외 입국자들이 입소해 서비스를 이용한 뒤 83명이 안전하게 귀가했다.

특히 선거연수원에서 진단 검사를 진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입국자가 31일 오전 기준으로 5명(수원-30, 수원 36, 수원-37, 수원-38, 수원-41)이 나왔다.

안심귀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면 이들의 가족들까지 전염되거나, 지역사회로 감염 위험이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무증상 해외 입국자들에게 임시생활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수원시가 최초다. 인근 평택시와 충청북도 음성군 등 지자체에서 안심 입국 서비스에 관해 관심을 보였다.

▲안심숙소-가족의 안전이 시민의 안전

해외 입국자 관리는 검체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면 2주간의 자가격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방증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23일 확진된 수원-23번 확진자의 경우 프랑스를 방문한 뒤 귀국해 외출을 자제했지만, 가족과 생활하는 거주 특성상 위험이 모두 관리되지는 못했다.

결국 수원-24, 수원-25, 수원-26 등 3명의 가족이 다음날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즉 해외 유입 관리의 핵심은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입국자를 임시생활시설에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일반 숙박시설을 활용하는 데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입국자를 본인 집에 자가격리하고, 가족들이 다른 숙소를 이용하도록 ‘안심숙소’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6일 시작된 안심숙소 서비스는 수원지역 대형호텔의 협조를 바탕으로 한다.

이비스 앰배서더, 노보텔 앰배서더, 라마다 프라자, 코트야드 메리어트, 벨류 하이엔드 등 5개 호텔 숙박료가 최대 70% 할인된다.

이용 대상은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다. 입국자는 집에 남겨두고 가족이 호텔을 이용하면 호텔 측에도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자가격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안심숙소 서비스 역시 전주와 안산, 강남구 등 각 기초지자체의 문의가 잇따르며 성공적인 대응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입국자가 임시생활시설로 입소하고 있다.(사진=수원시)
해외 입국자가 임시생활시설로 입소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임시생활시설-확진자의 접촉자 분리

앞서 시는 기초 지자체 최초로 확진자들의 접촉자 등 자가격리 대상자들을 위한 임시생활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며 성숙한 대응을 선도했다.

우한 교민들이 입국한 뒤 생활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가중되고 있던 당시 서둔동 지역주민들을 설득해 수원유스호스텔을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후 확진자의 가족이나 접촉자 등이 시설을 이용하며 철저한 자가격리로 지역사회 확산을 막았다.

수원에서 가장 첫 확진자로 기록된 천천동 거주자의 가족과 같은 건물 거주자가 첫 이용을 했으며, 수원지역 확진자들의 가족과 직장동료 등 접촉자, 해외 입국자 등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3월 30일 기준 49명이 입소해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뒤 32명이 퇴소했고, 17명이 현재 이용 중이다.

이 같은 임시생활시설 역시 성남, 하남, 구리, 평택, 용인 등 인근 시에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궁금증을 전화로 문의하는 등 사례가 많았다.

▲투명한 정보공개-시민과 소통 표준

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시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호평을 얻고 있다.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이틀만인 지난 1월 22일 시 홈페이지(https://www.suwon.go.kr)에 코로나19 전용 페이지를 개설해 감염자 현황표와 감염병 예방수칙 등 정보를 게시한 이후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정보를 꾸준히 늘리고 시각적인 효과도 가미해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개선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 코로나19 전용 페이지에 ▲발생상황 시각화 정보 ▲착한 나눔 ▲방역·휴관 시설 지도 ▲마스크 판매처·사용법 ▲선별진료소 현황 ▲코로나19 상황보고 ▲확진환자 이동 경로 등 20여 가지 정보가 정리돼 있다.

특히 지난 2월 3일 전국 지자체에 코로나19 홈페이지 웹 소스를 공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 전국 19개 시·군·구에 수원시가 자체 제작한 코로나19 홈페이지 형식이 확산됐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 발생 사실과 동선 등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상황보고 형식으로 빠르게 알려지는데, 이 역시 인근 지자체에서 비슷한 형식을 차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방심하면 지금까지 쌓아 올린 방역의 둑을 한순간 무너뜨릴 수 있다”며 “해외 입국자는 ‘더 철저한 자가격리’로, 시민 모두는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를 지켜 추가적인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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