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서동영 기자] 미래통합당 정미경 후보(수원시 을)의 하루는 25시간으로도 부족하다.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제대로 한번 쉴 틈도 없이 지역구 곳곳을 누비다보니 그의 동선은 늘 역동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유세를 하면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1분 1초가 부족하다. 지난 3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위해 선거사무소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친 정 후보는 바쁜 기색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이 한 여성 유권자와 정답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신을 꼭 선택해달라는 말 한마디 대신 친근한 이웃 아줌마 모습 그대로였다. 평소 강한 이미지의 소유자로 느껴왔던 정 후보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따뜻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뒤 이어진 인터뷰 자리에서 서수원의 각종 현안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렇게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일 때는 작은 체구에서 강력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21대 총선 공식선거 돌입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어렵게 시간을 낸 그를 만나 서수원 현안과 국회의원 3선에 도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미래통합당 정미경 후보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정미경 후보 선거캠프)
미래통합당 정미경 후보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정미경 후보 선거캠프)

▲ 공식 선거운동 시작된 이후 주민들 반응은.

- (내가 국회에 입성하면) 드디어 군공항인 수원비행장이 이전될 수 있을 것같다며 좋아하시더라(웃음). 내가 2015년 국회에서 국방부의 이전 결정을 이끌어 낸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 이전 후보지인 화성시에서 적극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 그렇게만 생각하면 해결이 안 된다. 화성이 안 된다면 다른 곳도 생각해야 한다. 국방부에서 후보지를 찾을 때 내가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으로서 후보지 물색을 위한 예산을 배정했다. 그렇게 찾은 땅이 10군데다. 거기서 고르면 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정부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자체끼리 옥신각신하게 놔두면 풀리겠나. 내가 국회에 재입성한다면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 아무래도 수원시 을의 가장 큰 현안은 신분당선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가 통과됐는데.

- 고속버스가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마을버스가 들어오는 격이다. 왜 복선이 아닌 단선인가. 신분당선 사업은 이미 2003년도에 전체구간에 대한 예타가 통과됐다. 그것도 지금처럼 단선이 아닌 복선이 전제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 앞두고 예타를 통과했다더라. 무슨 소리인가 해서 확인했더니 단선이었다. 신분당선이 깔리는 지역의 시민들은 총 5000억원을 냈다. 서수원 주민이 낸 돈만 1500억원이다. 분명 복선화를 위해 지불한 것이다. 그래놓고 단선이면 너무한 것 아니냐. 더구나 단선은 강릉선 KTX 충돌사고처럼 자칫 대형참사가 날 가능성이 있다.

▲ 단선으로 결정한 이유는 B/C(비용 대 편익) 기준을 어떻게든 넘어보려는 의도였던 것같은데.

- 민자로 예타를 받아서 생긴 문제다. 내가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사이 정부재정사업이던 신분당선 연장선이 갑자기 민자로 바뀐 채 예타를 다시 받았다. 얼마 후 내가 보궐 선거로 다시 국회에 입성해서 이를 지적했다. 정부 주도로 해도 B/C가 간신히 기준인 ‘1’을 넘는데 민자로 바뀐 건 사업을 안 하겠다는 뜻이다. 반드시 정부재정사업으로 복선화를 해야 한다.

정미경 후보(가운데)가 유승민 의원과 함께 4일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근처에서 유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수원일보)
정미경 후보(오른쪽)가 유승민 의원과 함께 4일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근처에서 유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수원일보)

▲ 복선화를 위해선 예타를 다시 해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또 다시 사업이 뒤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 아니다. 2003년도에 이미 예타를 통과했는데 그럴 순 없다. 또 B/C를 따질 때 우리 서수원 시민이 낸 1500억원의 돈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 이자만 현재 1000억원이다. 내가 국회에 들어간다면 3선으로서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 그만큼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 당선 후 1년 안에 복선 착공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다.

▲ 오랜 시간이 걸려 어쨌든 착공을 하게 됐다고 반기는 분위기에서 문제가 있다고 홀로 주장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 고독하긴 하지만 서수원 시민을 위해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야 하지 않나. 나는 늘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검사 시절엔 약자 편에 섰다가 검찰 수뇌부에 밉보여 지방으로 귀양을 갔다. 정의와 진실은 이긴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 그 때문에 강성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 사실 나는 되게 마음이 약한 사람이다. 워낙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검사 시절 누구보다 석방을 많이 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봤을 때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얘기라 생각하고 사건을 처리해서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봤을 때 분노하게 됐다.

또 정의롭지 못한 일을 보고 일어선다는 걸 강성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당에 옳은 말 하다가 공천을 못 받은 적도 있다. 여당의원임에도 방산비리를 '생계형 비리'라고 말한 국방부 장관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 2005년 수원지검에 재직하면서 수원과 처음 연을 맺었다. 수원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 2008년 18대 의원으로 국회에 첫 입성했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주민들이 군공항 이전에 대해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진척이 없겠지’라고 생각하더라. 오기가 생겼다. 군공항 이전을 위해 야간에 국방대학원까지 다니며 공부를 했다. 국방부의 누구와도 토론에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파고들었다. 결국 군공항 이전을 끌어냈다. 주민들이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내가 수원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그렇게 힘들게 싸우지 못했다. 다시 국회에 들어간다면 내 삶의 터전인 수원을 위해 힘껏 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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