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전경.
경기아트센터 전경.

[수원일보=박노훈 기자] 경기아트센터(이하 센터)가 코로나19 시국에 활용 못할 자원을 뽑아 그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는 가운데(수원일보 7월 6일자 기사) 연출과 관련된 단원 두 명 모두 지난해 부임한 경기도극단(이하 도극단) 예술감독이 대표로 있던 사설극단 출신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출신’을 넘어 예술감독과는 소위 ‘누구누구의 키즈(KIDS)’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깊은 관계’라는 게 본보 취재결과다.

특히 센터는 이들 채용에 대해 ‘예술감독의 요청에 따랐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공고를 통해 이뤄진 채용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물론, 예술감독이 자신의 인맥을 챙겨 공공극단을 사유화 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불거진다.

지난 3월, 경기도극단 연출인력으로 뽑힌 A씨의 2018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 기사.(사진=캡처)
지난 3월, 경기도극단 연출인력으로 뽑힌 A씨의 2018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 기사.(사진=캡처)

이미 상주하던 연출단원과 같은 보직 및 명칭으로 지난 3월 새롭게 임명된 A씨의 경우 예술감독과의 인연에 대한 기사가 넘쳐난다. 여러 기사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예술감독이 대표로 있던 극단을 통해 연극계에 입문했다는 사실은 공통분모다. 본인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이야기도 많다.

2018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자신의 연극계 입문 과정에 대해 "선배 누나의 연출 데뷔작을 보러 갔다가 (예술감독)연출부 합류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으며, 작품을 끝내고 잠수를 탄 일화를 설명하면서는 (연극계로)다시 돌아 올 수 있던 이유에 대해 ‘(예술감독)의 안부 이메일(이 영향을 줬다)’이라며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개했다. 이 뿐이 아니다. "선생님(예술감독)으로부터 연극의 진정성을 배웠다"는 내용도 있으며, 다른 언론사는 아예 (예술감독)‘키즈’라는 표현을 쓸 만큼 두 인물의 관계를 대변한다. 

A씨와 함께 임명된 B씨는 도극단 직전까지 예술감독의 사설극단 소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B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해당 극단의 ‘연출부’로 명시돼 있으며, 각종 사진 등을 통해서는 예술감독과의 인연을 짐작할 수 있다.

A씨와 함께 뽑힌 B씨의 SNS 계정. 도극단 예술감독이 대표로 있던 사설극단에 연출부(빨간줄)라 명기돼 있다.(사진=캡처)
A씨와 함께 뽑힌 B씨의 SNS 계정. 도극단 예술감독이 대표로 있던 사설극단에 연출부(빨간줄)라 명기돼 있다.(사진=캡처)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예술감독의 요청에 따라 뽑은 인물이 하필이면 사설극단 대표시절 소속 출신이다. 서류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들 채용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백 번 양보해 코로나19 속에 속된 말로 ‘내 새끼’ 살리겠다는 측은한 의미로 뽑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응모했다가 떨어진 다른 사람은 뭐가 되나"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언론에서)대기업 채용비리만 떠들어 델 게 아니다. 문화예술계가 ‘관행’이라 인식해 반복되는 이런 문제를 조명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공공기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은 "(채용)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이전의 답변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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