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기아트센터의 기가 막힌 오비이락(烏飛梨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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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기아트센터의 기가 막힌 오비이락(烏飛梨落)
  • 박노훈 기자
  • 승인 2020.07.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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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훈 취재부장

 

지난해 11월 전후로 기억된다. 경기아트센터로 명칭을 바꾸기 전 경기도문화의전당(이하 전당)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힌다. 전당 내 한 본부장의 채용 및 인사에 관한 문제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시 전당은 경기도행정사무감사 때 이 부분을 지적 받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내정됐다고 알려진 인물이 결국 채용 됐고 그 보직을 맡았다. 이 때도 전당의 공식 답변은 ‘과정에 문제가 없다’였다.
비슷한 시기, 경기도립국악단(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에도 다르지만 비슷한 결의 문제로 시끄러웠다. 공석인 예술감독 자리를 채울 인물이 예술감독으로 부임하기도 전에 예술감독 역할을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 때도 전당은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넘겼다.

이 보다 앞서 2018년의 일이다. 전당 사장을 임명하기 위한 인사추천위원회가 열렸다. 당시 경기도 주무 과는 비상이었다. 전당보다 앞서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 이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현 시점에서 논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시 최근으로 돌아와 보자. 도대체 왜 경기도립극단은 20년 넘게 써 온 명칭을 버리고 경기도극단(이하 도극단)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말 새로운 예술감독이 자리를 꿰찬 이후 또다시 채용 및 인사 문제가 불거졌다. 그런데 역시나 경기아트센터는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과정? ‘공고(공개채용 방식)를 냈고 서류전형과 실기 또는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는 말이다. 문제가 있을 수 없는 구조다. 오늘날 누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 과정을, 이 과정 중 한 부분이라도 누락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그 이면이다.

공고 이전에 내정된 누군가 있다고 하면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공정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본보는 합리적 의심이 될 만한 정황들을 모아 보도를 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변(辯)이 돌아왔다. 그 정황이 소위 내정의 증거가 될 수 있냐는 논리다. 없다. 정황이 증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론사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공권력이 없다.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들춰낼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합리적 의심에 집중을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합리적 의심을 들이대면 경기아트센터의 태도는 한결 같았다. 즉, ‘문제는 없는 데 하필이면 그 때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란 입장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다. 기가 막힌다.

2003년,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 법인화 되며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개명되면서부터 기자로서 출입을 해 왔다. 이후 부서가 바뀌거나 소속사가 바뀌며 수년간 공식 출입기자가 아니었던 적도 있지만 인연의 끈을 놓은 적은 없다. 그런데 이런 답답함은 처음이다. 경기아트센터로 바뀌기 전후 유독 그렇다. 기자로서 답답함을 팩트에 기반해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러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막힌다. 전당 시절, 통폐합 이야기가 나왔을 때 바라본 측은함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 때 왜 내가 그런 연민을 느끼며 뭐라도 힘을 보태려 했을 까’하는 자학마저 든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다. 고등학교 시절, 때론 놀이터가 됐고, 때론 울음을 받아줬으며, 때론 아무말 없이 보듬어 줬던 공간이다. 10대 때의 고마움, 아직 다 갚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