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속보) ‘하자행정’ 자처한 경기아트센터, ‘꼼수’까지 한몫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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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속보) ‘하자행정’ 자처한 경기아트센터, ‘꼼수’까지 한몫 거들었다
  • 박노훈 기자
  • 승인 2020.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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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고 먼저 내고 내규 바꿔...직책·직무 없는 채용 위해 ‘비틀기’
- 문화예술계 인사 한 목소리 "내정 의심 강해. 채용비리 아니고 무엇"
- 센터, 레퍼토리 시즌제 핑계 "절차 따랐다"는 다소 황당한 회신
수원일보는 여러 검증 끝에 연출 관련 단원 증원이 2020년 1월 10일에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관련 단원 모집 공고는 내규가 바뀌기 전인 1월 6일에 나갔으며 두 명 중 한 명은 아예 직책 혹은 직무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수원일보)
수원일보는 여러 검증 끝에 연출 관련 단원 증원이 2020년 1월 10일에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관련 단원 모집 공고는 내규가 바뀌기 전인 1월 6일에 나갔으며 두 명 중 한 명은 아예 직책 혹은 직무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경기아트센터 규정집)

[수원일보=박노훈 기자] 경기도 산하 경기아트센터가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의 사설극단 출신 연출인력 두 명을 뽑아 채용에 관한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수원일보 7월 8일자 기사), 경기아트센터는 내규에도 없던 인원 및 직무 공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채용 과정 중 내규를 바꿔 정원을 만들어 놨고, 다른 한 명은 최종 합격자 발표 이후에도 내규에 직무 자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수원일보가 입수한 경기아트센터(이하 센터) 규정집에 따르면 ‘경기도예술단 운영내규’ 부분 제1장 제4조(단원의 구분 및 직무) 2항은 ‘직책 및 예능급, 단원의 직무구분은 별표1과 같다’고 명시돼 있다. 별표1은 경기도극단(이하 도극단)을 비롯해 경기도무용단,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의 정원과 직책, 예능등급, 직책별 인원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도극단의 경우 정원 33명에 직책 및 직무는 ▶예술감독 ▶직책단원 ▶연기단원(수석·차석·상임) ▶(앞선 직책단원과 다른)직책단원 ▶사무단원으로 구분돼 있다. 그러나 도극단은 도립극단의 명칭을 썼던 지난해까지 연출 관련 단원 정원이 한 명이었다. 별표의 개정은 2019년 이후 당해 한 번(2019. 7. 19), 올해는 지난 1월 10일과 2월 28일 두 차례 개정됐다. 도극단 예술감독은 지난해 11월 부임했다.

센터는 당초 연출인력 채용에 대해 ‘예술감독의 요청에 따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지난해 7월 개정은 예술감독 부임 전이기 때문에 연출 관련 단원 증원 시기와 맞지 않는다. 결국 지난 1월 10일과 2월 28일 두 날짜 중 한 날에 연출 관련 단원 증원이 이뤄졌다는 셈이다.

수원일보는 여러 검증 끝에 1월 10일 바뀐 내규에서 연출 관련 단원 증원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기존 연기단원 중 수석단원 정원은 2명이었으나 이 때 1명으로 줄고, 연출 관련 단원이 2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이번 단원 모집 최초 공고일은 1월 6일이다. 6일에 공고를 내고 10일에 내규를 바꿨다. 내규에도 없던 인원을 뽑으려 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2020년 1월 6일 단원 모집 공고 내용. 내규에조차 직책 혹은 직무가 없는 인원을 뽑기 위해 '기간제'라 명시했다.(사진=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 캡처)
2020년 1월 6일 단원 모집 공고 내용. 내규에조차 직무가 없는 인원을 뽑기 위해 '기간제'라 명시했다.(사진=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 캡처)

더욱이 다른 한 명은 최종 합격자 발표 이후에도 내규에 직무 자체가 없다. 여기에는 공고 내용의 수상함도 묻어난다. 공고 당시 해당 인원에 대해 ‘상임단원’으로 표기하면서 비고란에 ‘기간제’를 기재했다. 상임단원은 내규에 연기단원 밖에 없다. 그렇다면 실기전형을 봐야 한다. 동시에 이뤄진 다른 연기단원에 대해서는 ‘서류-실기-면접’ 등의 과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인원은 내규에도 없는 직무에도 불구하고 연출 관련이라는 이유로 ‘서류-면접’ 전형으로만 채용됐다.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해당 연출 관련 인원은 내규에 직책 혹은 직무가 없는 상황 아닌가. 여기에 인건비는 필요했을 것이다. 따라서 기간제란 고용형태와 상임단원이란 범주를 가져와 공고를 낸 것 같다"며 "한 마디로 공고를 비틀기 한 ‘꼼수’다"고 전했다. 

도내 국공립 공연장 한 고위 간부는 "공고를 먼저 내고 내규를 나중에 바꾼 것은 명백한 ‘하자행정’이다. 누군가를 내정해 놓고 (공고를)진행했다는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국공립단체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규정집은 왜 있으며 내규는 왜 있는가. 자신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인데, 그것도 국공립 단체에서... . (본인은)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는 "이런 게 채용비리가 아니면 무엇이겠나"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본보는 센터에 세 가지 항목에 걸쳐 질의를 했으나 이틀 만에 돌아온 답은 "2020 레퍼토리 시즌제 이행을 위해 예술단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됐고, 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절차에 따라 채용한 사항"이라며 "기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일전에 드린 답변(과정에 문제가 없다)으로 갈음한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었다.
이에 본보는 곧바로 '연출 관련 단원 증원은 공고 이후 내규가 바뀌어 이뤄졌고 다른 한 명의 직책은 내규에도 없다. 그런데도 절차에 따랐다는 것인가'는 질의를 보냈으나 회신이 없는 상태다.

경이아트센터 전경.
경기아트센터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