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당선을.

염 시장은 예비경선에서 지방정부 수장으로는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 8월 29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다. 염 시장은 13.23%를 얻어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여의도 정치’를 하는 3선, 재선의 국회의원들이 탈락할 정도로 쉽지 않은 선거였다.

염 시장은 선거과정에서 주목을 받았다. 기초정부 수장인 염 시장을 제외하곤 모두 현역 국회의원인데다 염 시장의 전국적인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염 시장 전에도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2016년), 황명선 논산시장(2018년)이 최고위원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가 쌓은 30년 풀뿌리 정치가 중앙당에 접목돼야 당도 건강해지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도 마련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 관료들이 현장, 지역과 소통 없이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광역정부에 하달하고 기초지방에 할당량을 배분 한다”면서 국가 운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와 같이 하는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지난 7월 27일 ㄱ신문에 ‘염태영의 與최고위원 도전 성공할까?’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어 그의 도전을 성원하기도 했다.

중앙당 지도부에 최고위원이라는 교두보를 만들어서 현실정치, 생활정치의 필요불가결한 요소들을 꼭 반영하자는 그의 호소에 공감한 뒤, 소위 ‘중앙정치권’은 풀뿌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김준혁 교수로부터 염시장의 최고위원 당선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문득 고 심재덕 시장이 떠올랐다.

심재덕 시장은 초대~2대 민선 시장을 역임한 뒤 노무현 대통령의 부탁을 받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시장·국회의원 시절 그가 수원시에 남긴 업적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수원천·서호 살리기, 화성행궁 복원,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월드컵 유치, 월드컵 구장 건립, 연화장 건립, 화장실문화 운동...

뿐만 아니라 그는 지방자치주의자이기도 했다. 국회의원 시절엔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 및 단체장 3선 연임제한을 유지키로 결정하자 2005년 6월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정치의 중앙정치 예속은 물론 주민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국회 앞에 돗자리를 펴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의 소신에 많은 여야 의원들이 동참한데 이어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도 지방의회를 정치인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주장했으나 중앙정치의 벽은 견고하고 높았다.

염시장은 최고위원에 당선된 뒤 “이번 당선은 나 하나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 30년의 결실이자, 함께 뛰어준 전국 풀뿌리 정치인 모두의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 그동안 고 심재덕 시장·국회의원을 비롯, 수많은 풀뿌리 민주주의 신봉자들이 소리 높여 진정한 자치와 분권을 외쳐왔지만 만족할만한 대답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염태영이라는 교두보가 하나 마련됐다. 물론 혼자의 힘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흔들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힘내라! 염 최고위원의 등 뒤에는 풀뿌리인 우리들이 있다.

지방분권형 개헌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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