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예수중심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발견 후 계속 늘어나 2일 현재 30명(신도 23명, 접촉자 5명, 접촉자 가족 2명)이 됐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원과 용인 성남 등 수도권 각지에서도 교회 발 코로나19가 퍼져나갔다.

특히 대구 신천지교회와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퍼진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로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

일부 교회들은 중앙정부의 비대면 예배지침과 지방정부의 집합제한명령을 반복적으로 어기기도 했다. 어떤 교회는 공무원들의 현장점검조차도 방해했다. ‘종교 탄압’이라며 저항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나님의 심판”이라던가 “코로나19에 걸려 죽으면 천국에 가는데, 무엇이 무섭냐”는 교회지도자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얼마 전 ‘교회가 미안합니다’ 챌린지를 봤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웃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반성의 뜻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교인과 교회들이 SNS 게시글을 올리거나 현수막을 교회 앞에 붙이면서 이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수원사람들이 ‘돌교회’라고 부르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수원교회(팔달구 향교로 145(교동 2-7, 담임목사 최세열) 건물에도 최근까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에 교회가 앞장서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하는 모습에 책임을 통감합니다. 죄송합니다. 세상과 지역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수원교회”

길 가던 누군가가 “그래, 이게 바로 믿는 사람들의 모습이야”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믿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교회는 또 있다.

최근 수원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수원 시은소교회가 부설 주차장을 주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역 주차난 해소,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시은소교회는 부설주차장 355면(지하 2~4층)을 평일은 24시간,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주민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시은소교회와 주차공유사업 협약을 체결한 수원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노후 전등을 엘이디(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지역 주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장 시설 개선공사를 지원한다.

수원시와 주차공유사업 협약을 체결한 교회는 이 곳 만이 아니다.

수원시는 지난 2018년 1월 중앙교회(교동)와 처음으로 협약을 체결한 후 같은 해 5월엔 수원제일교회·수원영락교회·숲과샘이있는평안교회(조원동)·영화교회와 2019년엔 평안교회(호매실동)·제일교회·사명의교회와, 지난 3월엔 소망교회(권선동)와 협약을 맺었다. 그러니까 시은소교회는 10번째다.

이처럼 주차공유사업으로 확보한 주차면은 지금까지 1200여 면이나 된다.

사실 좁은 땅에서 마냥 공영주차장을 늘릴 수는 없다. 시에 따르면 용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주차 면당 많게는 1억원이나 든다고 한다. 30면 주차장을 만들려면 약 24억원 정도 소요된다니 한계가 있다.

이런 실정에서 교회들이 흔쾌히 나서준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내 교회의 주차장에 외부인들의 차량이 드나드는 것은 귀찮고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럼에도 지역 주민을 위해 주차장을 공유한 교회들은 쉽지 않은 결단을 했다. 사랑이 없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역시나 ‘믿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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