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이재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은 학자이자 행정가다. 2011년 2월부터 2015년 12월말까지 5년간 수원시 제2부시장으로서 염태영 시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시정을 지휘했고, 이전엔 대학에서 도시의 지속가능발전을 연구한 도시공학 전문가였다.

지난달 1일 수원시 산하기관이자 민관협력체로서 도시재생 등 지속가능 도시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의 4번째 이사장(임기 2년)으로 그가 공모를 거쳐 취임했을 때 이론과 경험을 두루 겸비한 적임자가 왔다는 평가가 쏟아진 이유다.

평가에 걸맞게 이재준 이사장은 취임 한 달 남짓 사이 발빠르게 재단을 정비했다. 이젠 달릴 일만 남았다는 그에게 지난 한 달간의 소감과 재단의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재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사진=수원일보)
이재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사진=수원일보)

▲ 어떤 마음으로 이사장직에 공모했는지.

–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은 공공서비스를 하는 역할이지 않나. 부시장직에서 물러난 후 학교로 돌아가거나 창업도 생각했지만 공공서비스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컸다. 부시장 5년 동안 경험과 지혜도 생겼다. 마침 이사장 공모가 발표됐는데 수원시보다 훨씬 작은 조직인 만큼 똘똘 뭉치면 멋지게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또 부시장 시절엔 행정을 지휘하느라 시민들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여기에선 많은 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 

▲ 취임 후 한달 간 업무파악 하느라 정신없었을 텐데.

- 업무파악과 동시에 재단 혁신방안도 만들었다. 염태영 수원시장님이 취임식 날(10월 5일) 내게 임명장을 주면서 재단의 혁산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셨다. 나 혼자 하진 않았다. 재단 임직원 모두에게 함께 방향과 미래를 설정하자고 했다. 직원들도 재단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재단 설립 후 지난 4년의 성과와 모자란 부분을 함께 모여 토론하면서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 재단의 무엇이 달라지나.

- 가장 먼저 재단 명칭을 바꾸려 한다. 전화 통화할 때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입니다”라고 하면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없다(웃음). 이름이 너무 길다보니 아직도 시민들이 낯설어 한다는 반응이 많다. 재단 내 설문조사를 통해 2개를 추렸는데 이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또 ‘지속가능 도시 수원을 만드는 시민의 벗’이라는 재단 비전이 시민들에게 선뜻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전부터 시의회 행정감사 등을 통해 있었다. 새 비전은 ‘더 나은 시민의 삶, 더 좋은 민주주의’다. 지속가능도시재단은 시와 시민이 함께 하는 협치기구다. 협치의 궁긍적인 목적은 민주주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새 목표는 비전에 걸맞고 시대가 요구하는 키워드를 담아 ‘따뜻한 포용, 건강한 일자리, 올바른 협치’로 정했다. 또 부서별로 비전과 방향에 맞는 개량적인 평가 가능한 세부적인 목표도 정했다.

이재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왼쪽)이 지난달 5일 오후 수원시장 집무실에서 임명장 전달식 후 염태영 수원시장과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이재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왼쪽)이 지난달 5일 오후 수원시장 집무실에서 임명장 전달식 후 염태영 수원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수원시)

▲ '개량평가'라는 것은 목표의 구체화를 말하는 것인가.

- 목표의 구체화인 동시에 지난 성과에 대한 정리다. 2016년 재단 창립 후 재단과 함께 활동한 시민들이 2만명 정도다. 130만 도시에서 2만명이면 많지는 않은 숫자다. 앞으로 2년간 2만명을 더할 계획이다. 여기에 10만명의 시민에게 협치와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을 알릴 계획이다. 몇 가지 온·오프라인의 홍보방안을 별도로 강구하고 있다.

▲ 새로운 혁신사업은.

- 재단이 시 산하기관이다 보니 관료화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시민들이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가고 시민이 찾아오는 '생활리빙랩'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민이 재단을 찾고 우리가 시민을 만나 지역 문제를 생활의 소소한 문제를 현장에서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도시재생대학도 만들려 한다. 내가 협성대 강단에 있을 때 거버넌스 대학이라고 해서 시민과 전문가가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국토교통부에서 이를 전국적으로 제도화한 것이 도시재생대학이다. 이를 재단에서 가동하려 한다.

또 쇠퇴한 마을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사업이 재단 사업 중 가장 큰 포지션을 차지한다. 5개의 도시재생지역 중 2곳은 국토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받았다. 나머지 3곳은 자체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이재준 이사장이 부시장 시절인 2015년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사진=수원시)
이재준 이사장(오른쪽)이 부시장 시절인 2013년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사진=수원시)

▲ 전문가로서 본인이 밖에서 재단을 봤을 때 생각했던 문제점을 임직원들에게 적시하는 게 더 간단할 텐데.

- 나는 집단 지성을 믿는다. 여러 사람이 제대로 된 과정을 거쳐 논의하면 특별한 개인보다 더 뛰어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시장 때 시민 500인 원탁토론 등을 한 이유다. 모두가 함께하는 과정을 거쳤기에 재단의 모든 이가 새 비전과 목표를 이해하고 공유하고 있다. 

▲ 이달 초 염태영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했다. 염 시장의 반응은.

- 업무보고 때 600장짜리 업무보고서를 들고 갔더니 “지금껏 이렇게 두꺼운 업무보고서를 가져온 기관은 없었다”며 크게 놀라시더라. 업무보고 후엔 흐뭇해하면서 “준비가 다 됐군요. 시작하세요”라며 적극 돕겠다고 말씀하셨다.

▲ 임기 내 목표는 무엇인가.

- 염태영 시장의 지난 임기 10년은 거버넌스, 즉 자치라고 말할 수 있다. 자치는 다른 말로 협치다. 그것을 더 잘하기 위해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만들어졌다. 임기 내에 자치의 전국화 모델을 만들고 싶다. 이로 인해 수원 뿐만 아니라 전국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바람의 중심에 수원이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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