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일이다. 수원향교의 주 건물인 대성전(大成殿)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될 것 같다. 문화재청이 6일 보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30일의 예고 기간이 끝나면 보물 지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수원은 또 하나의 보물을 갖게 된다.

1963년 1월 21일 수원 창성사지 진각국사탑비가 보물 제14호로 지정된 데 이어 팔달문, 화서문, 채제공 초상 일괄, 박유명 초상, 영조어필 읍궁진장첩, 박태유 필적 백석유묵첩, 방화수류정, 서북공심돈, 조선경국전, 화령전 운한각·복도각·이안청도 보물 반열에 올랐다. 현재 수원시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은 모두 11개인데 올해 안에 수원향교 대성전까지 보물이 된다면 모두 12개로 늘어나는 것이다.

보물은 국보와 함께 국가 지정 문화재로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채제공 초상 등 박물관의 기획 전시회가 아니면 만나기 어렵고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보물도 있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시설물인 팔달문, 화서문, 방화수류정, 서북공심돈과 지난해 지정된 화령전 운한각·복도각·이안청, 이번에 지정되는 수원향교 대성전은 항상 개방돼 있으므로 접근이 용이하며 한눈에 보아도 역사·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남을 알 수 있다.

향교는 고려·조선 시대의 지방 교육기관으로서 교육공간과 함께 공자와 유현(儒賢)들을 추모하는 제향공간이 있다. 보물로 지정되는 수원향교 대성전은 공자의 위패 등 25현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원래 수원향교는 고려 충렬왕 재임 중인 1291년 당시 수원의 읍치였던 현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화산 앞에 있었지만 조선 정조 때인 1789년 현 위치인 팔달산 아래로 이전 건축했다. 당시 목재 대부분은 구건물의 것을 재활용했지만 목재가 썩는 등 문제가 발생해 1795년 개축했다.

전문가들은 수원향교가 수원 신읍치 조성과 함께 이건(移建)된 독특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현존하는 조선 시대 향교 대성전 중 손꼽히는 규모로써 격식을 충실히 갖춘 향교다. 문화재청도 “대지 조성부터 기단, 목조 가구 구성, 지붕, 세부 의장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동원된 기술자들이 양질의 재료를 솜씨 좋게 가공해 완성한 건물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의미에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보물로 지정된 수원향교 대성전은 수원향교만의 것이 아니다. 수원시민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지난 1990년대 초 방화로 일부 건물이 소실된 아픈 역사도 있는 만큼 더욱 더 관리에 힘을 쓰기 바란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