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병원 전경.(사진=아주대병원)
아주대학교병원 전경.(사진=아주대병원)

닥터헬기로 폐이식을 할 ‘폐’를 긴급 이송해 무사히 폐이식을 마친 사연이 알려졌다.

아주대병원은 폐기능 부전을 앓고 있던 환자 A씨(52)가 지난 11월 13일 4시 5분 폐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다 최근 증상이 악화되고 산소포화도가 저하되는 등 폐가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의 급격한 폐기능 악화로 기도삽관과 인공호흡기 치료를 응급으로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생명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결국 6시간 만에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체내로 주입하는 장치인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 즉, 인공심폐기 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에크모 치료는 위중환자의 생명을 이어주는 응급처리로, 빠른 시일 내에 폐이식을 하지 않으면 역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경남 진주의 모병원에서 뇌사자가 발생, 폐기증 소식이 전해졌고, A씨는 에크모를 장착하는 등 한시가 급한 매우 위중한 상태로 수혜자가 됐다. 이 때가 12일 오전 8시경이다. A씨의 주치의인 흉부외과 함석진 교수는 폐기증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폐이식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과 함께 모 병원으로 이동 폐 적출 시행했다. 

하지만 장기 적출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아주대병원까지 이동해야 하는 먼 거리에 의료진은 고민에 빠졌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할 때 성공적인 이식을 위해서는 폐 적출후 최대한 빨리 장기를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응급상황인 점을 고려하여 가장 빨리 이동할 수 있는 닥터헬기(응급의료전용헬기)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급하게 요청했다. 폐 적출후 12일 20시 16분 헬기이송을 시작, 21시 26분 약 70분 만에 아주대병원에 도착, 바로 폐이식 수술을 시행하여 13일 새벽 4시 5분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A씨는 이식수술후 2일차에 휠체어와 보행 연습을 시행했으며, 3일차에는 일반병실로 이동하여 현재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함석진 교수는 “A씨의 경우 다행히 폐 기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특히 닥터헬기로 최단시간 장기를 이송하여 최대한 빨리 이식수술을 받아 현재 다른 폐이식 환자에 비해 훨씬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으며, 회복 속도도 매우 빠르다. 생명이 위태로웠던 환자가 빠른 속도로 건강을 찾아 가는 모습을 보니 매우 보람된다”고 밝혔다.

또 “이식수술 가운데에서도 폐이식은 전국 7개 병원만 시행하고 있으며, 뇌자자의 폐만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A씨와 같이 애타게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위중한 환자가 많지만, 기증자를 찾지 못하고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폐이식은 폐섬유증,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폐질환 환자에서 내과적인 약물로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다른 장기 이식에 비해 수술 후 높은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 때문에 고위험 수술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천례 이상 시행되나 국내는 약 80례 정도를 시행한다.

홍성길 전문기자  s1@suwon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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