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주변 성매매 집결지(팔달구 매산로1가 114번지)가 조금은 안전하고 밝아질 전망이다. 수원시가 이 지역 내 소방도로 조성을 위한 토지·지장물 보상 협의를 거의 마쳤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재 면적 기준 99.5%정도를 완료했으며 보상 협의를 완료한 세대엔 총 49억원의 이주 보상비도 지급했다고 한다.(본보 11.27일자) 아직 보상협의가 안된 토지는 경기도토지수용위원회 수용재결을 거쳐 내년 2월까지 소유권을 시로 모두 이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제수용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수원시가 이처럼 소방도로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화재 등 재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8년 12월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었고 3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곳은 재정비촉진지구인데 소방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한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도 화재 발생우려가 높다. 이곳은 골목이 좁고 미로처럼 엉켜있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데다 건물들이 낡고 닭장 내부와 흡사한 구조여서 불이 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수원시는 성매매 집결지 중앙에 소방도로를 조성하고, 화재 등 재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소방도로가 개설되면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업이 성매매 집결지 정비의 초석이 돼 민간 개발을 유도하고, 수원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수원역 앞에는 1960년대 초부터 집창촌이 생겼다. 이 곳은 수원역과 몇 십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바로 옆으론 젊은이들이 붐비는 번화가인 향교로, 일명 ‘역전 로데오 거리’가 붙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시의 관문이지만 역사와 문화의 도시 수원의 이미지를 해치고 발전을 가로막는 ‘청소년 출입금지 구역’이다.

수원시는 2017년 이 지역을 역세권 중심상권으로 정비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지만 성노동자들 반발로 사업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후 전국 성매매 집결지가 하나둘씩 폐쇄됐지만 이곳은 밤이면 선정적인 옷차림을 한 성매매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드나드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국제적인 홍등가가 된 것이다.

수원시의 계획이 정상적으로 추진돼 이 지역이 수원지역의 중심상권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시민문화공간으로 조성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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