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노태훈교수(사진=아주대)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노태훈교수(사진=아주대)

뇌종양은 정말 피하고 싶은 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피하고 싶은 뇌종양의 종류가 바로 ‘교모세포종’이다.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으로 치료가 가장 어려운 뇌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종양이 단시간 내 뇌를 침투하고, 수술로 최대한 제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율이 낮다.

최근 이러한 교모세포종 환자에 투여하는 항경련제 중 ‘레베티라세탐’ 제재가 경련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암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모세포종 환자를 괴롭히는 것 중 하나가 ‘경련 발작’으로, 29-49%의 환자가 경험하는데, 그동안 경련을 경험하지 않은 환자에서 항경련제 투여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견이 있어 왔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노태훈 교수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동안 수술 후 동시항암방사선요법 및 보조적 항암요법을 받은 322명의 교모세포종 환자를 분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진행이 더 빠르고 치료가 어려운 IDH-야생성 교모세포종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환자의 정중생존기간(대상이 되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값)을 확인한 결과, 경련제(레베티라세탐) 사용 군이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약 1.45배 긴 생존기간을 보였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다.

특히 교모세포종의 예후인자인 △ 잔존종양여부 △ 나이 △ 수술전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 △ MGMT 촉진 유전자 메틸화 여부 등의 교란 변수를 통제한 분석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의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사용하는 항경련제가 항암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교모세포종은 주변 정상 뇌세포들의 신경망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증식하는데, 항경련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경련뿐 아니라 주변 정상 뇌세포를 함께 잠자게 해 교모세포종 세포가 더 이상 증식하지 않게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지에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 2편이 게재된 바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에 노태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치료가 까다롭고 힘든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아울러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한계가 있다. 항경련제의 장기간 사용은 환자가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거나 장기간 생존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추가 연구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20년 7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에 ‘Association between survival and levetiracetam use in glioblastoma patients treated with temozolomide chemoradiotherapy(테모졸로마이드 항암방사선요법으로 치료받은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생존기간과 레베티라세탐 사용 간의 연관성)’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홍성길 전문기자  s1@suwon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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