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커튼(Green Curtain)’은 건물 외벽이나 터널형 시설물에 덩굴식물을 덮어 여름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벽면녹화 공법이다. 조롱박이나 수세미, 여주, 나팔꽃, 작두콩 등 덩굴식물을 심어 줄기가 그물망이나 줄을 타고 자라도록 하는 녹화기법이다.

그린커튼은 여름철 실내 온도를 5도가량 낮춰주고 겨울철에는 찬바람을 막아줘 난방에 도움이 되는 등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나다. 도시공원·가로수 등 다른 녹지확보 사업에 비해 설치와 유지관리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도 있다. 쾌적한 도시환경의 척도인 도심 녹시율(綠視率, 사람의 시계에서 녹색식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덩굴식물은 미세먼지도 흡착한다.

그린커튼은 지난 2018년부터 수원시가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덩굴식물이 시청과 구청, 동 행정복지센터 등 건물 외벽을 뒤덮어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시멘트 벽면에 식물을 심음으로써 삭막한 도시를 푸르게 하는 ‘벽면 녹화’사업은 법제화해야 할 필요도 있다. 아울러 옥상녹화사업도 강력히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옥상녹화를 하면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건물의 가치가 증대되고, 인공으로 지반을 녹화해 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녹지와 생태계가 복원된다. 또 도시 열섬 현상이 완화되고 산성비, 자외선 등에 의한 방수층과 벽면 열화현상이 경감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옥상과 벽면에 녹지를 조성하는 것은 건물주의 의지와 국가나 지방정부의 지원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린커튼을 조성하는 일은 더욱 쉽다.

수원시의 그린커튼 사업이 ‘경기도형 정책마켓’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좁은 공간을 이용해 에너지 절약, 미세먼지 저감, 도심 열섬현상 완화, 경관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를 거두는 ‘가성비 좋은 도심녹화 방안’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리고 경기도는 이 사업을 도 전역에 확대 조성키로 했다. 도는 올해 도내 관공서, 학교, 도서관, 임대주택 단지 등 87곳을 대상으로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제한된 도심 공간에서 별도의 토지매입 없이 약 10억 원의 예산으로 축구장 2개 면적(약 1만4,080㎡)에 해당하는 녹색 쉼터를 도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원시의 기존 매뉴얼과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토대로 가이드라인도 제작했다. 경기도 그린커튼 만들기 사업은 광역지방정부와 기초지방정부간의 정책 소통이라는 점에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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