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일상생활과 생산·소비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관혼상제 등 전통문화도 깨트리는 중이다. 혼인식장이나 초상집에 가는 대신 계좌로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고, 손님을 초대하는 돌잔치 같은 건 엄두도 못내는 세상이 돼 버렸다.
 
겨레의 큰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부모형제가 있는 고향에 가기도 힘들어졌다.

지난 추석 때 고향에 내려오지 말라며 내걸렸던 “불효자는 ‘옵’니다” 현수막은 올해도 다시 보게 됐다. 이 문구는 강원도 정선군에 근무하는 공직자 조대현 씨가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가수 노라조의 ‘슈퍼맨’을 개사, ‘아들아~추석엔 오지 말거라 아버지~구정엔 내려 갈게요’라는 문구도 만들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번 ‘구정’(설)에도 고향에 가지 못할 것 같다.

최근 정부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 등을 2주간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보고 확실한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믿음이 생기면 설 연휴 전이라도 추가적인 방역 조치 완화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1주간 확진자 접촉에 의한 감염이 33%에 이르고 경로를 알기 힘든 사례도 21%를 넘고 있다. 여전히 매일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방역 조치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꼼짝없이 집안이나 부근에서 설 연휴를 보내게 됐다.

이에 수원시가 연휴기간 동안 박물관(수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광교박물관), 미술관(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미술전시관, 아트스페이스광교), 화성행궁을 개방하고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수원박물관은 영조와 정조의 어필, 등 조선 서예 유물 106점을 만날 수 있는 특별기획전 ‘서풍만리-조선서예 500년’, 수원광교박물은 소와 관련된 민속품, 설화, 속담 등의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신축년, 반갑소’, 수원화성박물관은 용주사 관련 유물을 전시한 ‘융·건릉의 원찰 수원 화산 용주사’전을 무료로 열고 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는 ‘2021년 현대미술전’이, 수원미술전시관에서는 ‘미미’, 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는 경기작가 개인전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인원제한, 사전 예약 등과 관련한 사항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화성행궁은 연휴 기간 중 상시 운영되는데, 설날 당일에는 무료 개방된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시기다. 수원시의 이런 배려가 지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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