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있는 경기연구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농수산진흥원, 경기복지재단,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경기 북·동부로 이전한다. 1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 산하 공공기관의 3차 이전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을 이전하고, 경기교통공사, 경기도환경에너지원을 북부에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도 북부 이전을 앞두고 있다. 도내 중요한 공공기관들이 대거 북부로 옮겨지는 것이다.

이 지사는 “경기 북·동부 지역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해 군사안보나 수자원 관리 등 중첩규제로 인해 오랜 기간 지역 발전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면서 공공기관 대거 이전이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을 하고 있는 북·동부 지역 주민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라고 밝혔다. “공정의 가치에 부합하고,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올해 초에 경기도 북부청사를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 이전계획에 대해 포괄적인 언급을 한 적이 있어 예상을 못한 바는 아니었다.

공공기관들이 이전되면 그동안 수많은 규제를 받아 발전에서 소외된 경기북부지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해당 공공기관의 임직원과 수원시민들의 불만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지사의 큰 뜻에 공감하는 시민들도 많다. 특히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북부 분도(分道)’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조치였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균형발전 관점에서 경기도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한다는 취지는 이해 한다”면서 “현재 경기 북·동부는 이중 삼중의 규제로 고통 받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합리적인 규제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개인 SNS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 공공기관이 경기 북부로 대거 이전함에 따라 수원시 등 경기 남부권 주민들의 행정서비스 접근권이 제한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염시장은 경기도가 수원시, 경기도의회와 긴밀히 협의해 남부권 도민의 행정서비스 접근권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북부지역은 중첩적 규제로 개발행위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경제개발이 지연되고 사회기반시설이 낙후돼 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공공기관 이전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염 시장의 말처럼 남부권 주민들을 위한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