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방의 한 문화재단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문화예술이 잉여의 활동일까”라는 질문을 한 바 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은 또 하나의 산업으로서 경제적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옳은 얘기다. 문화예술은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가경제와 서민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고 문화예술계의 피해 역시 막심했다.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은 크게 줄어들었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발표한 ‘2020년 문화·여가 관련 2가지 국가승인 통계’(국민여가활동조사,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은 전년 대비 21.3%포인트, 직접 관람횟수도 3.2회 감소했다. 한 연구기관 조사에 따르면 실직 위기에 처한 전국의 고용취약 예술은 최대 9만90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실직 위기의 고통을 받는 프리랜서 예술인은 최대 12만9000여명이라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프리랜서로써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시와 공연, 강좌 등 문화예술 관련 사업이 대부분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된 실정에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경기도의회 최만식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 민주·성남1)이 ‘경기도형 예술인 기본소득’을 주장했을까. 최 의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농민기본소득’을 추진 중인 가운데 ‘경기도형 예술인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아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지사의 농민기본소득은 농민 1인당 월 5만원씩 연간 6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것인데 최 의원의 예술인 기본소득은 월 10만원씩 연간 120만원을 주자는 것이다. 

그는 예술인들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전 국민의 공론화 등 전국적인 예술인 기본소득을 바로 시행할 수 없다면 도 차원에서 ‘경기도형 예술인 기본소득’의 일환으로 ‘예술인 창작수당’이라도 우선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기준 예술 활동이 증명된 도내 예술인이 2만1453명인데 1년간 창작수당을 지급해도 약 257억원의 예산이면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예술분야가 고사 위기에 처해있어 위기극복과 창작활동 촉진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원용희의원(기본소득특별위원회 부위원장·민주·고양5)은 보편성을 정면 위배하기 때문에 직군보다 연령·소비계층 등으로 도입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예술은 모두가 즐기며 우리 모두의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공감한다. 한편으론 기본소득제도의 기본가치인 보편성에 위배되고, 소상공인·특수고용직 등 모든 직업군에서의 기본소득 도입 요구가 나올 수 있어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코로나19로 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들은 도울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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