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행궁은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의해 의도적으로 파괴된 조선시대 최대 규모의 행궁이다. 정조대왕께서 수원을 거쳐 융릉에 행차하실 때마다 묵던 곳이다. 이처럼 화성행궁에는 정조대왕의 효심이 서려 있다.

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원대한 개혁정치를 완성시키기 위한 배후기지로서 은퇴한 뒤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 낙남헌, 미로한정 등 건물 이름은 정조의 이런 의도가 들어 있다고 학자들은 해석한다.

또 조선시대 최대의 궁중행사였던 정조대왕 모친 혜경궁의 회갑연이 열렸던 역사적인 공간이었다.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주고 죽을 끓여주었으며 수원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임금이 직접 양로연을 베풀었다.

화성행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떼놓을 수 없는 시설이다. 수원화성의 한 가운데는 화성행궁이 자리 잡고 있다. 화성이 화성행궁을 둘러싸 보호하고 있는 형세다. 실제로 화성행궁은 수원화성의 모태이자 성내의 중심시설이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영면한 현륭원(현재의 융릉)을 13차례나 찾았던 정조는 참배 기간 내 화성행궁에서 숙식했다.

일제가 파괴한 화성행궁은 오랜 세월 방치되거나 헐려 병원, 경찰서, 학교 등으로 사용됐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화성행궁 복원 움직임이 일어난 곳은 수원문화원이었다. 당시 심재덕 수원문화원장은 1989년 지역 원로, 문화예술계, 학계, 지역사회단체 대표, 언론계 등 각계에서 모인 4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수원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심재덕 원장이 1995년 민선 수원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복원 사업은 본 궤도에 올랐고 2003년 화성행궁 1단계 복원사업을 완료, 그해 10월 9일 개관했다. 화성행궁 총 576칸 중, 1단계 복원공사에서는 482칸이 복원됐다.

그리고 1989년 시작된 수원 화성행궁 ‘33년 복원 대장정’은 내년에 마무리된다. 수원시가 올해 화성행궁 2단계 복원공사를 시작, 내년까지 진행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수원시는 2022년까지 우화관(于華館), 별주(別廚) 등 1단계 사업에서 복원하지 못한 시설을 복원한다. 2단계 복원원칙은 화성행궁 1단계 복원원칙을 확인해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발굴 유구(遺構)와 ‘화성성역의궤’를 기본으로 복원하지만 유구가 나오지 않은 곳은 복원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은 화성행궁 완전 복원을 기다려 왔다. 화성행궁 완전 복원은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짝을 이루는 관광자원 확보 차원 뿐 아니라, 수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