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는 비서들이 근무하는 건물이 3개동 있다. 이름은 여민관(與民館)1,2,3이다. 문재인대통령이 당선직후 본관 집무실 대신 이곳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국정을 살펴 일반인에게 잘 알려졌다.

여민1관 3층에 자리 잡은 대통령 집무실은 면적이 26~30㎡(8~9평) 정도로 본관에 비해선 작지만.여민관 생활이 일상화되면 청와대도 ‘한국판 웨스트 윙’(West Wing·미국 백악관 서쪽 건물)이 생긴다해서 당시 화제가 됐었다. 지금은 흐지부지 됐지만.
 
 청와대내 여민관이라는 비서동이 처음 생긴 것은 2004년 노무현정부 시절이다. 이름은 맹자의 한 구절인 ‘여민동락’(與民同樂)에서 차용한 것이다.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라는 뜻으로 평소 노 전 대통령이 좋아하던 문구라고 한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위민관’(爲民館)으로 이름을 바꿨다.‘위민’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라는 뜻이었다. 위민관은 박근혜정부까지 이어지다 2017년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여민관으로 변경됐다.

 여민(與民)이라는 말은 정치한다는 사람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단체장이 좋아한다. ‘백성과 함께’라는 의미 때문이다. 예부터 왕들도 자주 사용했다.  그중 세종대왕은 특별했다.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은 여민락(與民樂)이라는 음악까지 만들어 나라의 각종 행사에서 연주함으로써 태평성대를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서다.
 
정조도 세종못지 않게 ‘여민’을 사랑했다. 화성(華城)을 축조하고 수원을 한양 버금가는 계획도시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우린 정조는 현재의 화성행궁 맞은편에 종각루를 설치하고 ‘여민각’이라 이름붙였다. 비록 일제강점기에 소실되어 지금의 여민각은 복원된 것이지만, 당시의 백성과 함께 한다는 정조의 숨결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현재 종의 네면에는 인인화락(人人和樂 사람마다 서로화합하고), 호호부실(戶戶富實 집집마다부유하고 충만하며) 수원위본(水原爲本 수원을 중심으로) 세방창화(世邦昌華 세계로 번성하고 번영하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으면서 정조의 수원과 백성 사랑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여민에 동락이 더해져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기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유래는 대략 이렇다. 맹자는 인의(人義)와 덕(德)으로써 다스리는 왕도(王道)정치를 강조했다. 어느날. 맹자는 양(梁)나라 혜왕(惠王)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지금 왕은 즐거워 음악을 연주하는데  백성들이 괴로워 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백성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함께 한다면 즐거움을 나눌수 있을 것(與民同樂也)” 이라며 독락(獨樂)과 동락(同樂)의 차이를 깨우쳐줬다.
 
 여민동락은 그후 같은 행위라도 백성들이 괴로워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기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정치인이 자기의 사리사욕을 추구하는지 아니면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

 국민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정치, 실종된지 오래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남도 좋아하고  함께 하면 더욱 좋고, 내가  싫어하는 것은 남도  싫어한다”는 진라는 살아 있어 다행이지만, 수원일보가  ‘여민동락’제목의 고정 칼럼난을 신설하고 오늘부터 매주 2회 월.목요일 게재 키로 했습니다.

독자여러분의 마음을 즐겁게 할 시사칼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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