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로축구 2부 리그 다름슈타트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던 백승호(24)가 K리그1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독일의 한 매체는 다름슈타트가 받은 이적료가 75만 유로(약 10억원)라고 전했다. 그러나 수원삼성블루윙즈축구단과 수원팬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백승호와 전북구단을 성토하고 있다.

수원 구단은 31일 입장문을 냈다. “수원이 한국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지원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과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선수 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것이다.

백승호는 수원삼성블루윙즈 유스팀인 매탄중에서 선수로 활약하다가 구단의 지원 속에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팀에서 유학했다. 이때 수원과 백승호는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하기로 약속하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해야 하고, 위반 시 유학 지원비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수원이 지원한 금액은 3억원이었다.

그러나 백승호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전북과 계약했다. 수원이 합의 위반이라며 반발하자 전북은 백승호 영입을 잠시 멈췄지만 결국 “자칫 선수 생명이 중단된다면 K리그에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영입했다. 이 부분에서 수원구단은 입장문을 통해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하여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축구 선진국들은 성인축구의 근간인 유소년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클럽 차원에서부터 유소년 축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수원은 우리나라 축구 발전을 위해 유소년 축구를 지원해왔다. 수원구단은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향후 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구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백승호는 그 수혜자다. 그런데 신뢰를 저버리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수원 구단의 주장은 옳다.

수원 구단은 “한국축구 근간,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본 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스포츠 전문지는 백승호가 도덕적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전북 역시 ‘도덕적 비판’을 함께 영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승호의 처신은 K리그에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다. 스포츠는 규칙을 중시한다. 규칙은 상대방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신뢰가 없는 선수나 구단은 팬들로부터도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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