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종류는 몇 가지나 될까? 사람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종류를 가늠조차 할 수 없어 질문자체가 어리석어 보이지만, 사회학자들은 다음과 분류하고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얀 거짓말’과 ‘검은 거짓말’ 간단하게 두 가지 여서다. 물론 이분법적으로 구분 한 것이어서 거짓말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의 거짓을 이 두 가지에 모두 담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분류한 것 이어서 이해가 간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하얀 거짓말’은 환자에게 하는 의사의 심리치료용 거짓말이 대표적이다. 또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어머니가 배고픈 자식들에게 “나는 밥을 먹었다”며 당신의 밥 그릇을 비워주던 거짓말도 이에 해당될 듯 하다.

  이밖에 ‘누가뭐래도 시집 안 가겠다’는 노처녀, ‘얼른 세상을 떠야지’라는 노인, ‘ 손해보고 판다’는 장사꾼의 빤한 거짓말, 비양심적이라며 비난할 수는 없는 이런 거짓말도 굳이 구분하자면 여기에 속한다.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말속에 잔존하는 선함이 있어서다.

역설적이만 뒤집어 보면 거짓말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반증(反證)이기도 하다. 파급영향에 따라 선의가 우선되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웃음과 때로는 감사로 화답하기도 한다. 이런 하얀 거짓말은 사심 없이 좋은 취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피해는커녕 되레 득이 되기도 한다.

반면 검은 거짓말은 말 그대로 하얀과 반대다. 문제도 된다.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엔 이런 거짓말이 너무나 많다. 일일이 나열하지 못할 정도다. 오죽하면 거짓말 탐지기까지 만들어졌겠는가.

 검은 거짓말이 생성되는 곳도 다양하다. 정권야욕에 양심을 파는 위정자들로부터 비리에 눈먼 일부 공무원들까지. 여기에 이익을 위해 서민들을 등치는 재벌, 도덕성을 상실한 각종 파렴치범들도 검은 거짓말 뒤에 숨어 사회 곳곳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한 곳은 정치판이 아닌가 싶다. 당선만 되고 보자식의 사익을 위해, 비리를 감추기 위해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검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있어서다.

사실 이런 거짓말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마련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고 도덕적 타락을 확산시키며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검은 거짓말’보다 더 강한 놈인 ‘새빨간 거짓말‘이 등장했고, 보편화되어 졌는지도 모르지만.

후보자간 거짓말 주장으로 얼룩진 4.7보궐선거가 낼 모래다. 그동안 서울 부산 등 지역에 속한 유권자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이나, 참으로 많은 거짓말 공방으로부터 시달렸다.  '하얀' 혹은 '검은' 거짓말을 가릴 줄 아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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