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는 “슬픔이 지속된다면 그때는 우울증이다”라고 정의 했다. 그리고 천재나 뛰어난 인물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병이라 규정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우울증은 과도한 슬픔이라기보다는 즐거움이 결핍된 심리 상태라는 사실만 첨가돼 있다.

 다변화하고 있는 현대에 와서 우울증은 ‘슬픈 상황에서 슬픔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을 즐겁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증의 진단 기준을 ‘우울한 기분’, ‘흥미나 쾌락의 상실‘ 등으로 삼기도 한다.

 엊그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기분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1만6727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도보다 5.6% 늘어난 것이다. 증가율만 놓고 볼 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연령별로 보면 충격을 주는 사실도 있다. 20대 환자의 비중(16.8%)과 전년 대비 증가폭이 21%로  가장 크기 때문이다.

 사실 우울증은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증가하는 노년의 병으로 잘 알려져 왔다. 실제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층의 자살시도가 1000명당 13.1명, 이 중 82%가 우울증환자였는데 어느 틈에  청춘의 질병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지난해 20대 기분장애 환자는 7만987명. 우울증을 앓아 진료를 받는 비율이 22%로 실제 환자 수가 32만명이 넘어서다. 그중 여성비중이 62%를 차지, 충격을 더했다. 코로나19의 여파와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는 서비스 직종에서 일자리가 대폭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준 탓이라고 한다.

 봄은 불행하게도 이러한 우울증 환자에게 매우 위험한 계절이다. 특히 세로토닌 분비량이 가장 적다는 4월은 ‘화창함’으로 대변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감정은 자주 가라앉고 슬퍼져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어느 때 보다 높아 그렇다고  한다.

 이를 ‘봄 우울증’이라 부른다. 조사에 따르면 감정의 기복은 4월부터 심해지기 시작, 5월에 정점을 찍고, 여름이 돼서야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지금 부터가 환자에게는 위험한 시기로 분류하며 우울증 전력이나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조심을 당부하기도 한다. 실제. 1년 중에 자살률도 가장 높은 시기도 이 때여서 더욱 그렇다.

  다시 창궐할 기미를 보이는 코로나19가 ‘봄’과 겹쳐 환자가 아니라도 슬픔, 무기력, 절망, 낙망 등 사회적 우울증 현상이 팽배하고 있는 요즘,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즐거움을 찾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앞서 말했듯 정신 의학계에선 우울증은 과도한 슬픔이라기보다는 즐거움이 결핍된 심리 상태라고 정의 한다. 즉 우울증은 ‘슬픈 상황에서 슬픔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을 즐겁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요즘 세상사는 맛이 꼭 이 모양새여서 부아가 나고 울화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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