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5일자 본란 ‘가장 행복한 추석선물 받은 다섯 아이 아빠 김 씨’ 제하의 칼럼을 통해 ‘집 없는 설움’을 이야기한 바 있다. 나 자신도 열 댓 번 정도 이사를 해봐서 그 설움을 잘 안다. 그래서 수원시의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을 칭찬했다.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은 집이 없어 생활과 아이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자녀가구를 위한 주거복지정책으로써 수원시의 좋은 정책 가운데 하나다. 집이 없는 네 자녀 이상 가구(수원시 2년 이상 거주) 중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 이하인 가구에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한다. LH가 매입임대주택 중 일부를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으로 공급하고, 수원시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내준다.

따라서 입주 가족은 관리비만 내면 된다. 뿐만 아니라 부모 직장, 자녀 학교 등을 고려해 대상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제공하며 아이들이 많은 집이니만큼 층간소음을 고려해 가능한 한 1층을 제공한다. 그 자상한 배려가 고맙다.

지난해 5월 29일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에 15번째로 입주한 다자녀 가족.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지난해 5월 29일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에 15번째로 입주한 다자녀 가족.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인구 절벽시대를 맞아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고착화돼 계속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내국인 인구 시범추계: 2020~2040년'은 2020년 0.8명 수준인 합계 출산율이 오는 2040년 0.73명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한다. 따라서 경기 침체도 예상된다.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문제와 주거문제 때문이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아이를 더 낳는 부부가 많아질 것이다. 물론 혼인율 역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수원시의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은 ‘인구절벽’을 막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은 지난해 ‘제5회 대한민국지방자치정책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염태영 시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최근 수도권 지역 전세 값 상승으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다자녀 가정은 최소 주거기준에 부합하는 주택을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 어려움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역시 올해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정책은 ‘경기도 기본주택’이다.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 임대료를 내고 역세권 등 핵심지역에 3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정책이다.

기본주택을 위한 법령 제·개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 기본주택 국회토론회(1월 26일)를 개최하고 홍보관을 개관(2월 25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국회의원(안성)은 “조건 없이 양질의 공공주택을 분양받거나 임대해 거주할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보편적 주거복지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얼마 전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을 비롯, 같은 당 김진표(수원무)의원 등 26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도는 ‘2021년 경기도 주거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4만3000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저소득층 24만1200가구에 주거급여를 지급한다.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도는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장애인, 한부모 가정, 아동 주거빈곤가구, 퇴소 아동 등을 위해 올해 3만호의 공공건설임대와 매입·전세임대 1만3000호 등 임대주택 4만3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도내 주거급여 대상자 24만1200가구 중 임차가구(약 24만 가구)에는 월평균 약 17만5000원의 주거비를, 자가가구(1,200가구)에는 최대 1,241만원의 주택개량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집 없는 설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수원시의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이 확대되고, 경기도의 기본주택이 경기도 뿐 아니라 국가 정책으로 뿌리 내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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