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박물관이 오늘(4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수원 산루리의 독립영웅들’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수원의 독립운동가 이선경(1902~1921)을 비롯,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세환(1889~1945), 수원 신간회와 사회운동을 이끌었던 김노적(1895~1963), 구국민단 단장으로 활약한 박선태(1901~1938), 수원 곳곳에 격문을 붙인 김장성(1913~1932), 독립운동을 펼치다 세 차례나 검거됐던 차계영(1913~1946), 총독 암살을 계획한 조득렬(1910~1961), 1902년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이병억(1879~1973) 등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알 수 있는 사진, 관련 유물·자료를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수원 산루리 출신이다. 산루리는 현재 팔달구 중동·영동·교동 일원의 옛 지명이다. 모두 일신의 영달을 마다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한 영웅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순국 100주년을 맞는 이선경을 기념한 테마전이니만큼 이선경의 활약상과 삶을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이선경은 ‘수원의 유관순’이라 불린다. 그는 서울 숙명여학교에 다니던 중 3.1만세 운동에 참여, 3월 5일 서울에서 만세 시위를 하다가 체포됐다. 만세운동에 참여한 이후엔 경기여자고등보통학교로 전학을 갔다.

유현희 수원시정연구원 수원학연구센터 연구원에 따르면 이선경은 박선태가 만든 구국민단에 가입, 서호와 삼일학교에서 비밀회합을 가졌고, 장차 간호사가 되어 상해임시정부에 참여하려 했지만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어린 나이에 어찌나 심한 고문을 받았는지 재판정에도 가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죽음이 가까웠음을 알게 된 일제는 이선경을 석방했다. 그는 막내동생 이용성의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끝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석방 9일째 되던 날 순국 했다. 그의 나이는 유관순과 같은 19살이었다.

수원지역에는 훌륭한 독립운동가들이 많았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독립군을 양성한 임면수,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세환, 기생의 신분이었지만 수원경찰서 앞에서 만세를 불렀던 김향화, ‘부민관 폭파 의거’의 주역 조문기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선경은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아낌없이 하나뿐인 생명을 바친 이선경의 고귀한 정신은 선양(宣揚)돼야 한다.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

많은 시민이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고 이들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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