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달력에 기록된 수많은 기념일들. 매년 겪는 행사들이지만, 볼 때마다 본의 아니게 은근히 부담이 된다.
 
'가정의 달'답게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20일) 부부의 날(21일) 등이 연속돼 있다. 줄줄이 이어진 날들 가운데 중간중간 경조사와 가족들 생일까지 겹친다.

이내 유리지갑을 생각해야하는 사정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5·16과 5·17, 5·18로 이어진 현대사의 격변기도 유난히 많았던 5월.

계절의 여왕이 아니라 고민의 휴일이 줄지어 있는 무서운 5월. 오늘은 그 5월이 시작되는 첫 날이다.

각종 스트레스 포비아가 엄습하는 와중에서도 ‘가정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대문호 괴테의 말이 생각난다.

꼭 가정의 달 5월이라는 타이틀 때문만은 아닌 듯싶다. 아마 코로나19로 가족간 모이는 시간이 적어졌고, 가까운 가족들은 물론 지인들의 경조사에도 참여치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맞이하는 5월이기 때문이어서는 아닐까?

넉넉하지 못한 사정에 ‘사람노릇’할 걱정은 앞서지만 그래도 인사치레를 해야하는 상대가 있는 것이 오히려 행복임을 위안으로 삼는다.

아울러 한 달 내내 현실에 묻혀 가족의 소중함까지 외면할 수는 없는 마음이 앞서 담는 행복의 크기도 여느 때보다 크다.

무디어진 우리들의 감성과 인간 도리에 대해 한번 더 짚어보고 가라고 예정돼 있는 5월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행복을 지키는 가정은 긍정적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 있는 가정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의사소통이 있게 되면 정신건강에도 좋다. 정신이 맑다는 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헌신은 자연적으로 우러나오게 돼있다.

함께 살건  따로 살건, 거리상 멀고 가까운 것은 문제가 안된다.

‘환상적인 가족 만들기’라는 책이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교수이며 가족학의 권위자인 스틴넷 부부가 전 세계 1만4000여 가족을 대상으로 25년간에 걸쳐 연구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는 행복한 가족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을 여섯 가지로 요약해 놓고 있다.

그 첫째가 '헌신(Commitment)', 둘째는 '감사(Appreciation)', 셋째는 '애정(Affection)', 넷째가 '긍정적인 대화(Positive Communication)', 다섯째가 '함께 보냄(Time Together)', 여섯째가 ‘스트레스와 위기를 대처하는 능력(Ability to cope with stress and crisis)'이다.

스틴넷 박사는 이 가운데에서도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헌신’이라고  강조한다.

또 가정을 튼튼하게 하려면 가족 모두의 헌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유는 헌신에서 비롯된 신뢰와 안정감을 바탕으로 시련과 실패를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정의 달,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다.

건강한 가정이 많아야 나라도 건강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거론치 않아도 말이다.

 한 달 내내 현실에 묻혀 가족의 소중함까지 외면할 수는 없어 더욱 그렇다.

가정의 건강이 되살아나는 5월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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