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눈 앞에 닥친 것만 보고 행동하지 말고 더 넓게 보고 행동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얼마전 확정된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내용을 보며 이같은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본다.

이전에 따른 경기도의 지역간 상생과 균형발전이라는 효과가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고’ ‘난’ 자리는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특히 ‘난’ 자리는 더 크게 느끼는 법이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최종 확정된 7개 기관 거의가 도청 소재지인 수원에 위치하고 있는 기관들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수원의 빈자리가 늘었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 2019년부터 추진된 경기도의 공공기관 이전으로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마당이라 수원시민들로서는 우려하는 바도 크다.
 
이번에 수원에서의 이전이 확정된 공공 기관은 의정부로 가는 경기연구원을 비롯,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천시), 경기복지재단(안성시), 경기도농수산진흥원(광주시), 경기신용보증재단(남양주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파주시), 경기주택도시공사(구리시) 등이다.
 
그런가 하면 이보다 앞서 2년전인 2019년, 수원에 있던 경기관광공사, 경기문화재단,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등 3곳이 경기북부에 위치한 고양관광문화단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경기교통공사와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의 주사무소가 각각 양주시와 동두천시, 양평군, 김포시, 여주시로의 이전이 확정됐다.
 
앞으로 수원시는 이들 기관의 이전에 따른 불이익을 오롯이 감내하거나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경기도로부터 이전에 따른 적절한 인센티브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공공기관 이전지역으로 확정된 시.군은  대상기관과 연계한 종합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기관이 사용할 건물 및 부지 등의 정보제공과 행정적 지원 등 경기도와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등 기대에 부풀어 있다.
 
공공기관 이전이 확정된 대부분의 시.군이 자연환경보전지역, 혹은 군사시설 보호법 등의 중첩규제로 지역이 낙후된 면이 없지 않고 이번 공공기관 이전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역지사지’란 말이 있듯이 일정부분 지역 발전과 경제에 기여해온 공공기관의 이전에 따른 공백을 감내하고 있는 수원시에도 상생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해야 형평의 원칙에도 맞다.

마침 수원시가 이건희미술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물론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공백 메우기와 연계한 것은 아니다. 또 차원도 다르며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원시민들은 차제에 관내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공백을 새로운 기관의 유치로 상쇄한다는 가정은 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논리의 비약이라고 비춰질지 모르지만 당위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며 시민들 입에서도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논리는, 전국의 유치희망 도시들보다 객관적인 측면에서 앞서가고 있는 수원시의 건립 타당성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더 클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수원시는 현재 이건희미술관 유치의 강점으로 삼성전자 본사와 사업소가 위치하고 있으며, 이 회장이 묻혀있는 삼성가 가족 묘역이 장안구 이목동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 수도권이면서 '사통팔달'이어서 접근성이 용이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조건도 강조하고 있다.
 
이에 화답한 것은 아니겠지만 보름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건희 미술관 입지는 많은 국민의 접근성을 고려해 수도권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보다 앞서 경기도는 전국적으로 미술관유치 경쟁이 뜨거워지자 수도권건립을  정부에 강력 건의한 바 있다.
 
이런 전후 사정에 비춰본다면 대상부지를 면밀히 검토중인 수원시의 좀더 적극적인 유치 활동과  함께 경기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도는 기왕 정부에 건의한 만큼 한발 더 나아가 수원유치에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그럴 경우 정부도 이에 응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처럼 경기도지사와 수원시장의 상생방안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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