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이건희미술관' 조감도.
수원시 '이건희미술관' 조감도.

수원시가 장안구 이목동 일원에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해달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목동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제2대 회장 묘소가 있는 곳이다.

현재 경기도부터 부산까지 전국의 많은 광역·기초지방정부들이 이건희미술관 유치활동에 뛰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체부는 많은 국민들이 감상하길 바라는 기증 정신, 접근성이란 두 가지 원칙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수원시가 더 적극적인 유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는 이목동의 우수한 접근성을 먼저 내세웠다. 인천공항에서 40분 내 도착, 영동고속도로 등 6개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가깝고 1번국도가 지척에 있다는 이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앞으로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완료되고, GTX-C노선이 개통되는 등 광역철도망이 구축되면 전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과의 깊은 인연도 앞세웠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수원에서 설립한 이후 한 번도 본사 주소지를 옮기지 않았다. 수원은 명실상부한 삼성의 본가다. 지금도 4만 명에 이르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수원시에서 근무하고 있다. 삼성은 수원지역경제의 근간이기도하다. 직원 월급날은 수원시내 전체의 식당과 술집, 시장이 흥청거렸을 정도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도 율전동에 자리 잡았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수원삼성 블루윙즈에 대한 수원시민의 애정도 뜨겁다.

특히 전기한 것처럼 이목동엔 얼마 전 작고한 이건희 회장이 묻힌 삼성가 선영도 있다. 게다가 이번에 기증한 문화재 가운데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水原華城)과 관련이 있는 ‘화성성역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등도 있다.

시 관계자는 “미술관에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을 볼 수 있는 ‘IT 전시관’, ‘한국식 정원’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시설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태영 시장은 “유족의 뜻을 살리고 예우를 갖춰 이건희 미술관을 수원에 유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기증하는 컬렉션은 무려 2만3000여점이나 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과 이상범, 나혜석, 변관식, 장욱진,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국내 화가들과 모네·르누아르·피카소·달리·샤갈·미로 등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 있다.

그러므로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서면 수원은 문화·관광·예술도시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축제와 연계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도 된다. 관광객이 급증해 연간 수 천 억 원의 경제 효과도 예상된다. 삼성의 본가 수원시에 이건희미술관이 유치돼야 한다는 주장은 절대로 지나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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