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한국인의 ‘솔 푸드’ 다. 

굳이 세계에서 가장 라면을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별칭을 거론치 않아도 반론을 제기하는 이는 없다.

우리 생활 속 라면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20대 청년1인 가구의 주식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됐고, 홀몸 노인들의 든든한 생활비 버팀목도 라면이다.

그렇다고 여유가 있는 중산층, 고소득자는 라면 사랑이 예외일까?

1인당 소비량이 75.1개로 세계 1위를 감안하면 설명이 필요 없다.

덩달아 독신자를 위한 ‘라면 끊이는 법’이란 썰렁 유머도 등장했다.

비록 오래됐지만, “평상시-라면을 그냥 끓여 먹는다. 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라면에 파를 넣어 본다. 고기를 먹고 싶을 때-소고기라면을 사서 먹는다. 영양가 있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라면에 계란을 넣고 끓인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생라면을 씹어 먹는다. 우울할 때-봉지에 든 라면을 주먹으로 부순 다음 끓인다.”

세월이 지날수록 라면 생산회사간 신제품 개발 경쟁에도 불이 붙어 기발하고 독특한 라면이 시중에 넘쳐난다.

조리법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이 무한대로 변신중이다.

차제에 연간 판매량을 봐도 우리나라는 독보적이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세계 라면 판매량은 연간 1064억 개. 한국은 39억 개로 7번째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인구 대비 소비량을 분석해보면 비교 불가다.

국가별 전체 소비량으론 14억 인구의 중국(404억 개), 2억8000만명으로 세계4위 인도네시아(132억 개), 일본(55억 개), 베트남(45억 개)에 이어 35억 개로 5위지만 인구대배 1인당 소비량은 단연 선두여서다.

상위국가중  1주일에 1.4개씩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6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다 보니 각국의 구매력을 비교 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하는 지수로도 할용되고 있다.

 ‘신라면지수’가 그것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맥도널드의 ‘빅맥지수’, 스타벅스의 ‘라떼지수’와 같이 세계적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는 특정 제품의 가격을 달러로 환산, 각국의 상대적 물가수준을 비교하고 아울러 각국 통화지표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수로 2009년 1월에 처음 개발됐다.

우리나라 제품중 ‘라면’이 유일하다니 ‘라면제국’의 위상(?)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라면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1963년으로, 삼양식품이 일본 묘조식품과 제휴해 닭고기 국물로 맛을 낸 ‘삼양라면’을 출시한 것이 원조다.

당시 한 봉지에 10원이었다. 담배 한 갑이 25원, 다방커피 한 잔이 35원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봉지당 560원 정도로 58년간 56배가 됐다.

그 사이 담뱃값이 180배, 커피값이 100배 이상 올랐으니 싱대적으로 많이 올랐다고 볼 수는 없다. 라면을 서민 식품으로 분류, 물가관리 품목에 넣어 가격 상승을 억제한 덕분이다.

이런 라면값이 다음 달부터 평균 11.9% 오른다고 한다.

비록 업계 2위 오뚜기식품의 이야기지만 이어 기타 업계도 줄줄이 인상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생활을 더욱 옥쥘 것으로 보인다 .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서민들의 가계를 압박할 것으로 보이는 라면값 인상.

더 버거워질 한 끼 식사가 당장 걱정으로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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