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4단계 방역 조치가 이루어진 주말, 갑작스러운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종일 바쁘게 동동거리다 퇴근한 아내와 함께 자주 가던 식당을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외식도 자제하고, 집밥만 먹다가 오랜만에 찾은 식당이었다. 음식이 깔끔하고 사장님도 인심이 좋으신 곳이라 코로나19 전에도 종종 찾던 곳이다.

식당에 들어서니 그동안 방문할 때는 코로나19라고는 해도 거리두기를 하고 자리가 꽉 들어차 있던 곳이었는데, 이날은 식당에 들어오는 사람은 우리 부부뿐이었다.

자리에 앉아 저녁식사를 마칠 때까지도 손님은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는 한팀도 들어오지 않았다.

하기는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되니, 친구와 둘만이 만나지 않는 한 모임이라는 것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저녁을 먹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안부 인사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집에 와서도 마음은 계속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4단계 방역 조치와 그동안 계속 이어져 왔던 방역 조치가 과연 맞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물론 정부로서도 4단계 방역 조치를 단행하면서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의 불편은 물론 결과적으로 그동안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했던 자영업자들에게 또 더 강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자영업자 중 4단계가 적용되면서 67.3%가 올해 7~8월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또한 자영업자 34%는 매출이 기대보다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방 소재 자영업자의 42.8%는 현재 거리두기 단계 대비 한 단계 격상될 시 7~8월 매출이 기대 대비 '20% 이상 40% 미만'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27.5%는 '40% 이상 60% 미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자영업자의 7~8월 합산 매출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에는 평균 7919만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평균 4234만원으로 전년 대비 46.5% 감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면서 엊그제 식당의 풍경과 사장님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정부는 이번 4단계 방역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낼 수 있도록 전 국민의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큰 피해를 참고 견뎌낸 자영업자들에게는 이 주간의 방역 조치마저도 견디기 힘든 시간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심야에 가게 문을 닫고, 차를 몰고 도심에서 차량 시위를 벌이고, SNS 통한 “살려주세요. 우리는 죄인이 아닙니다.”라는 자영업자들의 시위 원인을 제공한 정부는 거리두기의 경우 국민의 재난 극복 측면에서는 불가피한 점도 있지만 미흡한 손실보상과 방역 정책의 혼선은 자영업자들을 또 한 번 절망 속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아집과 독선으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최저임금의 인상도 정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2017년 6470원에서 2022년에는 41.6% 올린 9150원으로 결정하였다.

코로나19와 최저임금 인상의 이중고에 대출 돌려막기로 버텨내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해 정부는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물가나 생산성에 맞춰 산업별,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제 정부는 어느 한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코로나19를 일상생활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개별 방역의 영역을 지정하고,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 공정하지 않을까.

코로나19는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뚫고 나가야 할 터널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함께 손잡고 뚫고 나가야 할 터널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