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더위를 흔히 ‘가마솥 찜통’이라 부른다.

상상만 해도 열이 나는 표현이다.

연중 여름만 되면 겪는 일상이라 몸이 적응할 법도 하지만 정작 맞닥트리면 고통과 짜증의 연속이다.

어디 그 뿐인가. 더위 중 폭염에 노출된 신체는 목숨까지 위협받기 일쑤다.

고통과 탈진을 유발시키는 폭염이 최악의 기상재해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는 폭염에 대해 의외로 무심하다.

또 폭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 하지 않는다.

기상 재해중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폭염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라마다 폭염에 대한 주위를 환기 시킨다. 폭염특보가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고 섭씨 33도 이상 2일 정도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폭염경보를 내린다.

요즘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령중이다.

기온도 35도는 옛 말이고 37~8도를 넘나드는 것이 예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최고 ‘찜통’더위를 기록한 것은 언제일까?

1942년 8월1일 대구에서 기록된 40도가 최고 기온이다.

그동안 ‘여름철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 하면 대구를 꼽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기록은 79년 동안 깨지지 않는 한국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1994년 8월 24일과 1943년 8월 24일에 관측된 38.2도다.
 
그리고 폭염이 가장 심했던 때는 1994년이다.

계속된 무더위 기간만 9월 중순까지 무려 70일이나 됐으며 폭염 사망자도 역대 최다인 3384명이 발생했다.

기후 변화 탓으로 오히려 요즘 여름은 폭염주의보가 발령 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가 됐다.

얼마 전 기후학자들은 ‘2015∼2060년 서울 등 전국 7대 도시에서 65세 이상의 폭염 사망자가 최대 22만2000명 발생하고, 사회적 비용도 10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낮의 기온이 이러다 보니  열대야도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밤 최저기온이 25℃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기후 현상인 열대야는  체온조절 중추신경계가 제대로 작동이 안 돼 각종 증후군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통한다.
 
 ‘삼복더위에 고깃국 먹은 사람 같다’는 속담이 있다.

더위에 지쳐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을 빗댄 말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코로나선별 검사소 관계자들과 현장 근로자들의 사정이 이와 다르지 않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여름철(6∼8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재해자는 156명에 달하고 이 중 26명이 사망했다는 통계의 악몽이 되살아나 걱정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열 받을 일 많은 신축년(辛丑年) 여름 이라서 더욱 그런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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