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지하도상가 전경.
역전지하도상가 전경.

[수원일보=박노훈 기자] 1980~90년대, 수원 패션의 중심지는 남문시장과 역전지하도상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역전지하도상가는 1020세대들에게 패션의 성지이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장으로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핫플레이스였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대형쇼핑몰, 신도시개발 등의 영향으로 상권이 급속히 위축되기 시작했고, 수원의 ‘원도심’에서 ‘구도심’으로 기능이 약화되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하루 유동인구가 30만 명인 수원역 로데오상권은 상권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상인들의 역량강화 및 매출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우수점포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에 따르면 역전지하도상가 중 쁄라, 티지몰, 제이아트플라워가 수원역 로데오상권 우수 점포로 선정됐다. 

티지.
티지.

1. 고객이 아닌 가족을 만드는 '티지몰'

역전지하도상가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해 온 ‘티지몰’은 지하도상가의 원조격이다. 

어머니와 딸까지 이어지며 2대째 장사를 하고 있다. 

과거 알바생이 손님이 되고, 타 지역으로 이사 가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수원역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뜨내기 손님보다 단골손님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대해 티지몰의 전민경 대표는 다음과 같이 장사 철학을 설명했다. 

“가족처럼 대하는 거요. 카톡에 단골손님 생일이 떴을 때 작은 커피 선물도 해 주고, 안부도 묻는 등 관계성을 오래 맺어가는 겁니다. 요즘은 마스크 때문에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게 죄송해요. 손님들이 옷이 예쁘다고 할 때 제일 보람되고 저희 옷가게를 적극 홍보해주시는 단골고객 분들에게 감사하죠.” 

뿔라.
뿔라.

2. 트렌디한 패션감각, 쁄라

두 번째로 옷가게 ‘쁄라’를 20년간 운영중인 전숙경 대표를 만났다. 

분당선 개통 영향으로 유동인구가 빠져 나가게 됐고, 코로나 악재와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 등으로 예전보다 매출은 70%가 줄었다고.

그럼에도 시즌별 기본적인 옷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 

백화점보다 저렴하고 트렌디하며, 대표의 감각으로 코디해 놓은 옷 때문에 멀리서도 손님들이 온다고 귀뜸한다. 

역전지하도상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상가 주변의 꾸준한 관리, 지하도상가 지도 제작 등을 제안한 전 대표. 

“온라인 쇼핑물은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살 수 없다는 단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온라인 쇼핑몰과의 가격경쟁에서 절대 뒤지지 않으며, 디자인 및 품질까지 자신 있습니다. 매주 직접 동대문 시장을 방문해 유행을 주도하며, 개성 있고 독특한 좋은 소재의 옷들만 골라오고 있습니다.”

제이아트플라워.
제이아트플라워.

3. 꽃을 디자인하는 제이아트플라워

세 번째로 만나본 제이아트플라워 전선진 대표는 역전지하도상가에서 꽃집을 운영한다. 

디자인 전공자이며 전 대표는 천천동 학교단지에서 로드샵을 운영하다 수원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역전지하도상가가 장사 잘 된다는 소문 듣고 시작했는데, 지나는 사람은 많지만 관심 있게 보는 사람들이 적어 아쉬움이 크다고.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행사와 이벤트는 물론, 졸업식과 입학식까지 없어져 성수는커녕 버티기도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대표는 상권활성화사업에 대한 기대와 함께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도시재생 일환으로 수업을 한 적 있는데 어르신들이 꽃으로 치유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어요. 좀 더 싱싱한 꽃을 구입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꽃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으려 해요. 아름다운 꽃을 보면 그 자체로 행복하기에 보람이 큽니다.” 

역전지하도상가 우수점포 위치도.
역전지하도상가 우수점포 위치도.

# 상권활성화센터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상권활성화센터는 이들 점포의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상권활성화센터의  ‘우수 점포 발굴 및 지원사업’을 통해 숨은 경쟁력과 저력으로 시장마다 숨겨진 아이덴티티를 찾아 볼거리, 즐길거리 등 원도심만의 특성화된 콘텐츠를 발굴중이다. 

상권활성화센터 관계자는 "수원역 로데오상권은 주변에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교통·문화·관광·역사자원이 있으며, 20~30대 젊은 고객층이 많고, 수원역을 중심으로 다문화 자원이 발달돼 있어 특화된 지역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특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지역 상인들과 소통하고, 전통시장의 혁신, 중심상권 및 공공기능 회복을 통해 원도심 수원 역세권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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