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2018년 1월 세계 최초로 ‘외로움 문제’를 담당하는 ‘고독부 장관’직을 신설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지난 1월  ‘2021 연간 고독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책을 제시 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우리돈 약 503억4700만원의 예산을 책정, 코로나19 팬데믹 유행 기간 동안 자선 단체들이 고독 관리 대상자의 사례를 추적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고독’에 대한 국가적인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고독에 대해 말해보자’ 캠페인을 진행토록 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드러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으로 국립통계연구센터에 지역별로 ‘고독의 정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의뢰하고 이에 따른 지역 별 대응책을 마련토록 했다.

이처럼 그동안 인간 내면의 영역이라고 인식되던 ‘외로움’에 대해 정부가 개입한 나라는 영국뿐만이 아니다.

이미 노령화사회로 들어선지 오래된 일본도 고립 문제를 막기 위해 장관급 ‘고립·고독 대책 담당실’을 신설했다.

당초 고독사 관련문제는 후생노동성에서 담당했으나 코로나19로 고독사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같이 새로운 정부 조직을 개편,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고립으로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20대에서의 자살률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특히 초중고생 자살 건수는 총 479건으로 1980년대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사실 국민 ‘외로움’에 대한 관심은 영국, 일본뿐 아니다. 소득의 기준에 관계없이 세계적 추세다.

아직 초보단계지만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고독사(孤獨死)’를 더는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시대에 돌입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가구 수는 약 600만 가구로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80세 이상 1인 가구는 47만 가구로 2015년 대비 50% 급증했다.

거기에 젊은이들도 가세하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내놓은 ‘장래가구특별추계‘를 보면, 1인 가구는 현재 전체 가수의 28.5%로 나타날 정도다.

이미 ‘고독 사회’로 진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온라인 중심의 인간관계를 맺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공허함이나 외로움으로 고민하는 사화가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앞으로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볼때 현대 삶의 슬픈 현실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막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일주일 이상 지나서 발견되는 죽음이 사회적 이슈에서 제외될 만큼  만큼 ‘고독한 사회’가 되어버린 현실.

“인간은 외로움만으로도 충분히 죽을 수 있다"는 사회학자들의 경고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대책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변이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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