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세계화에 도전했던 시절이 있었다.

2007년 정부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민관 합동의 '한식 세계화 · 산업화 추진재단'을 설립했다.
 
그리고 떡볶이 산업을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로 키운다는 계획을 추진재단의 첫째 프로젝트로 정 했다.

같은 해 용인에 떡볶이 연구소도 만들었다.

떡볶이 소스와 신제품을 연구하고 표준화 매뉴얼을 만들어 글로벌 웰빙식품으로 키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당시 정부의 넘치는 의욕 탓이었을까.

불행하게도 몇 년 지나지 않아 정권이 바뀌자 유야무야 됐다.

하지만 시대에 관계없이 국내에서의 떡볶이 인기는 변함없이 뜨겁다.

‘김떡순’(김밥 떡볶이 순대)이라 불리는 3대 국민간식으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다.
 
가장 서민적인 간식거리로 꼽히는 떡볶이.

알려진 바와 같이 떡볶이는 조선시대 요리책에도 나올 정도로 오래된 우리 고유 음식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서민 음식이 아니라 임금이 즐겼던 궁중음식이었다.

붉고 매운맛도 아니었다. 

고기와 야채, 버섯, 이런 떡볶이가 시장에 자리 잡은 것은 1950년대 이후라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1970년대 서울 신당동 등지에 떡볶이 집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면서 '국민 간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민들의 생활 속 별미로 자리매김 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한때는 거리음식이라 불리며 ‘불량식품’으로 치부돼 단속의 표적이 됐고 퇴출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특히 2008년 3월 어린이들에게 위해하다고 해서 학교주변 '그린 푸드 존(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에서의 판매 금지식품에 포함될 뻔한 위기도 겪었다. 정크푸드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햄버거, 피자, 닭꼬치와 같은 건강저해, 부정·불량, 유해첨가물이 함유된 고열량·저영양식품 아니냐는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결국 식약처는 고시를 통해 ‘해당사항 없음’이라는 판정을 내렸고 어린이를 포함한 ‘국민간식’으로 명예 회복했지만 타격은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수입 간식거리의 등장으로 3대 국민간식 자리를 대부분 패스트푸드에 내줬지만 아직도 떡볶이가 빠진 간식거리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한국을 대표한다는 간식 떡볶이.

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한 음식 칼럼니스트가 이 같은 떡볶이의 그린 푸드 존 관련 ‘슬픈 역사’를 다시 헤집고, ‘정크푸드 퇴출’을 주장,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잘못된 소신은 결국 자신을 베는 칼이 되어서 돌아온다는 경구도 있는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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