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주하이시가 보낸 마스크 2만장이 수원시에 도착한 뒤 염태영 수원시장과 수원시 공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지난해 4월 주하이시가 보낸 마스크 2만장이 수원시에 도착한 뒤 염태영 수원시장(오른쪽에서 네번쨰)과 수원시 공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수원일보=정준성 기자] 수원시가 중국 주하이시와 국경을 초월해 15년여동안 이어온 끈끈한 우정이 한중 관계 발전에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최초의 경제도시특구인 주하이시는 중국 광둥성 중남부 연해 주장강 하구에 위치,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해외 여행지로 매우 친숙한 홍콩 및 마카오와 연접한 중국 남쪽 해안 도시다. 면적은 약 1724㎢로 수원시(약 121㎢)의 14배이고, 인구는 약 243만 명으로 수원시(121만 명)의 2배 수준이다. 146개 섬이 포함돼 ‘여러 섬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특히 중국이 최초로 조성한 경제특구 중 하나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홍콩 및 마카오와 삼각 벨트를 형성하며 개방경제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총 55㎞의 세계 최장 해상교량인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지리적으로 연결된 도시의 경제를 첨단기술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의 중심에 주하이시가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중국 5대 공기청정도시, 친환경 해양관광도시, 국가급 생태보존도시 등으로 지정돼 있어 우리나라 환경수도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이같은 주하이시와 수원시가 국제우호도시 결연을 추진하게 된 데에는 지난 2003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 수원을 방문한 왕순생 주하이시 시장이 우호도시체결 의사를 표명하면서 추진됐고 수원시에서도 주하이시를 방문, 우호도시체결을 위한 실무적인 상호 방문을 이어왔다.

이를 밀알삼아 지난 2006년 8월 23일, 수원시와 주하이시간에 우호도시 협약을 공식 체결한 이후 양 도시는 15년간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수원시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에 매년 주하이시 대표단을 초청한다. 주하이시는 이에 화답해 수원화성문화제에 대표단을 파견, 개막식을 비롯한 각종 공식행사에 참석해 국제적 행사로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대표단은 수원의 박물관과 미술관, 다양한 관광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한편 한복과 다도 등을 체험하며 한국과 수원의 문화를 접하는 문화사절단 역할도 한다.

주하이시도 각종 국제행사에 수원시를 공식 초청한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세계적인 규모로 개최되는 중국항공우주박람회를 비롯해 우호사절교류회 등에 수원시 대표단이 초청을 받아 참가한다.

뿐만 아니라 경제 및 기업지원 연수, 미술 교류단, 음식문화축제, 학생 및 청소년 교류 등 민간분야의 활발한 교류도 이어 왔다.

이같이 십수년간 교류하며 쌓은 주하이시와 수원시의 깊은 우정은 위기 상황에서 특별한 빛을 발했다.

지난해 초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부족 사태가 심각하던 상황이었다.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 수급이 절실했던 염태영 수원시장은 3월 초께 “수원시민을 위한 마스크를 지원해 준다면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자매도시 시장들에게 긴급한 서한문을 보냈다.

당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던 주하이시는 수원시의 SOS에 마스크 2만 장을 보내겠다고 응답했다. 서한문을 보낸 지 한 달 만에 가뭄 속 단비처럼 수원시에 도착한 주하이시 마스크에는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 人無異國)’이라는 통일신라 시대 학자 최치원의 시구가 붙어 있었다. ‘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뜻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7월 주하이시는 경제특구 건립 40주년을 기념하는 경사가 있었다. 

중국 주하이시 오페라하우스 외벽에 염태영 수원시장의 축하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리우 웨이 作, 주하이시 제공)
중국 주하이시 오페라하우스 외벽에 염태영 수원시장의 축하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리우 웨이 作, 주하이시 제공)

코로나19로 직접 방문해 축하를 전할 수 없던 수원시는 축하 영상과 수원시 홍보영상을 만들어 보내며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축하 영상은 주하이시 오페라하우스 외벽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 달 넘게 상영돼 주하이시 시민들에게 전달됐다.

꾸준한 양 도시의 우호협력 관계에 대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지난 4월 15주년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 두 도시의 우정을 칭송했다. 

그는 “수원시와 주하이시는 우호결연을 맺은 이후 다양한 교류와 상호방문을 이어 한중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양 도시의 협력이 국제적 모범을 보여주었으며, 한중 우호교류 역사에 또 하나의 미담을 남겼다”고 전했다.

수원시와 주하이시는 지난 8월23일부터 ‘2021 수원시-중국 주하이시 우호도시 15주년 기념 온라인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사진가협회 수원지부 회원 50명과 중국주하이사진가협회 회원 35명이 ‘나의 아름다운 도시’를 주제로 담아낸 수원시와 주하이시의 아름다운 절경을 누구나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한중 문화교류 해’ 첫해인 올해 국제우호결연 15주년을 맞은 주하이시와 교류의 폭을 넓히고 우호의 기반을 튼튼히 다질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수원과 주하이 시민들이 두 손을 맞잡고, 마스크 뒤에 가려진 서로의 밝은 미소를 볼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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