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딱 잘라서 하는 말’ 혹은 ‘나오는 대로 속되게 하는 말’ 표준 국어대사전에 명시된 ‘막말’의 뜻풀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막말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정의한다.

먼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어서, 다음은 감정조절에 실패했을 때, 마지막으로 ‘하고 난 후 후회’한다는 것 등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연일 정치판이 막말 공방으로 시끄럽다.

그 중심엔 정치인들이 있다. 막말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인지 현안과 사안만 생기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정치인도 부쩍 늘었다.

상대도 가리지 않는다. 전후 사정도 고려치 않는다. 피아의 구분도 없다.

자신의 생각과 정체성에 반하면 일단 막말로 공격부터 하고 본다.

그런가 하면 문제가 생긴 정치인이라도 우리 편엔 관대하고 침묵하지만 상대편엔 더 강한 어조로 막말을 쏟아 붓는다.

수위도 ‘욕’수준을 넘은지 이미 오래됐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막말의 생산(?)이 면전이나 단상이 아니라, SNS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파급력도 크고 확산 속도 또한 가히 메가톤급으로 빠르다.  

물론 정치인의 막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하루라도 막말이 없어 조용하면 이상할 정도가 돼버린 것이 정치판이어서다.

논어에선 인격이 완성된 사람을 군자(君子)라 부른다. 

군자의 군(君)은 다스릴 윤(尹) 아래에 입 구(口) 자가 있다.

입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바로 군자라는 뜻이다. 말이 나오는 입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격을 평가받는 것도 이같은 연유다.

품격을 의미하는 ‘품(品)’에 ‘구(口)’가 세 개나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시품출어인품(詩品出於人品). “말은 곧 말한 이의 인격 그 자체”라는 의미다.

만약 품격을 지키지 못하고 생각나는 대로 나오는대로 막말을 함부로 쏟아내면 어떻게 될까?

선현들은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라 했다.

즉“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며 ‘말 조심’을 안하면 자신에게 독이 되어 돌아 온다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초선 김승원국회의원(수원 갑)이 SNS에 5선 박병석국회의장을 향해 쓴 ‘GSGG’가 논란이 되며 정치인의 막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보고 듣는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변치않는 진리가 다시금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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