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주교수 觀光제언] 영상물은 평범한 일상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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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주교수 觀光제언] 영상물은 평범한 일상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 이종주 교수
  • 승인 2021.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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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주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학술연구교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기법과 연출력을 동원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촬영된 영상물의 힘과 영향력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전편에 이어 영상물이 우리의 여행과 소비에 미치는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자.

첫째, 영상물은 촬영지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다.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원동력을 ‘욕구’라 하며 욕구를 행동으로 이끄는 심리적 에너지를 ‘동기’라 한다. 여행 프로그램, 드라마 등 영상물 시청으로 인해 발생한 여행욕구를 여행 동기로 보면, 촬영지에 대한 여행 동기는 영상에 나타난 이미지에 의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큰 성공을 거둔 tvN의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꽃보다~>시리즈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시청자들은 <꽃보다~>시리즈를 보고 해당 국가와 관광지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했으며, 촬영지를 방문하고 싶다고 하였다. 2014년 10월 방영된 '꽃보다 청춘-라오스'편에서 보여준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 속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청춘들의 모습은 라오스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시청자에게 심어 주었다. 

둘째, 영상물로 인해 특정 촬영지와 상품에 이야기가 입혀진다.
한국을 넘어 동남아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천송이는 우울하거나 눈이 오는 날에 치킨과 맥주를 먹는 습관이 있다. 중국 영화배우 판빙빙은 ‘첫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라는 문구를 웨이보에 올리고,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은 ‘치맥’을 입력하면 대화창에 눈이 내리게 되는 서비스를 한동안 제공하였다.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팔달산과 광교신도시, 수원천변 등의 익숙한 풍경이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밤에 데이트하던 팔달산은 연인들끼리 인증샷 찍는 유명장소가 되었다. 이처럼 특별할 것 없는 치킨, 맥주, 산책길에 영상물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입혀져 새로운 생명이 부여된다.

셋째, 영상물 주인공들의 경험을 공유하려는 욕구가 발생한다.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극한직업’에서 경찰들이 위장을 위해 차린 가게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을 판매하였다. 이 후 전국 각지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을 먹기 위해 수원통닭골목을 방문하였다. 또한 코로나19로 외식과 학교급식이 줄고, 돼지고기 소비가 일부 부위에 편중되면서 뒷다리살 재고가 4만톤이 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한돈 뒷다리살 소비를 위해 SBS 예능 ‘만남의 광장’에서 백종원이 뒷다리살 요리를 선보인 후 약 6일간 돼지고기 뒷다리살 판매량이 67.2% 증가하였다. 

이처럼 일상적으로 존재하였음에도 가치와 의미를 찾지 못하다가 영상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의미와 가치가 부여된 후에 현실의 상품과 장소가 재평가되는 기적 같은 일들이 발생한다. 재평가되고 재창조된 장소와 상품 이미지는 시청자의 체험욕구를 자극하나 이 효과는 화제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쉽게 잊쳐진다. 따라서 영상물로 인한 인기와 관심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과 상품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이 함께 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