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25만명이 사는 대도시 수원시엔 수목원이 없다. 1907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서울대 수원수목원이 있긴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개방되지 않았던 학술연구림이었다. 지난해부터 수원시와 서울대학교가 업무협약을 맺고 일반에 개방해 숲 해설사가 안내를 하고 있지만 하루 6회 제한된 인원만 사전신청을 받아 입장할 수 있었다.

그나마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구경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오산이나 광릉 등지의 수목원까지 큰맘 먹고 가야 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수목원 두 곳이 수원에 생긴다. 서수원권인 장안구 천천동 일원에 ‘일월수목원(가칭)’, 동수원권인 영통구 원천동 일원에 ‘영흥수목원(가칭)’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두 수목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사가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지하철 1호선 화서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천천동 일월수목원은 일월공원 내에 조성되는데 10만 1500㎡ 규모다. 이곳에는 생태와 웰컴 등 8개 테마정원이 조성된다. 체계적인 식물 수집과 연구, 생태보전, 생태 교육 등 '생태 랜드마크 수목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천동 일원에 조성되는 영흥수목원은 기존의 논 경작지, 둠벙·산림 등 기존 자연생태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활용할 예정이다. 영흥수목원은 영통신도시와 인접한 도심 속에 위치해 끊임없이 개발압력에 시달려 온 곳으로 난개발 위기에서 도심 속 수목원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주제정원, 생태숲이 들어서고 방문자센터와 전시온실 등도 갖춰진다.

일월·영흥수목원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하다. 지난 14일 열린 ‘수원수목원 이용 프로그램 활성화 방안 정책연구’ 중간 보고회에서는 수원수목원 프로그램 수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월수목원과 영흥수목원에서 정원 치유·건강 교육, 식물 관리 교육, 식물 관련 취미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구를 담당한 김은영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월호수와 습지원이 있는 일월수목원은 생태랜드마크 수목원으로서 ‘자생식물 교육’을 특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흥수목원은 정원문화보급 수목원으로서 ‘치유·건강교육’을 특화하자고 제안했다.

수원시는 시민들에게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심 속 생활밀착형 수목원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 수목원이 수원시민의 힐링 1번지가 되도록 꼼꼼하게 준비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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