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산림자원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트러플(Truffle)’ 즉 ‘송로(松露)버섯’ 인공재배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내 버섯재배 농가의 큰 관심을 끌었다.

‘트러플’은 특이한 향미를 가진 고급 버섯으로 캐비어(철갑상어알), 프아그라(거의의 간)와 함께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에게 최상의 식재료로 잘 알려진 이 버섯은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릴 만큼 귀하고 가격이 비싸다. 어쉽지만 우리나라에선 자라지 않는다.

주로 유럽의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산간의 떡갈나무 숲속에서 소량 생산되며 개와 돼지의 후각을 활용해 야간에 땅속에서 캐낸다. 후각 집중력이 밤에 더 발휘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 장소를 알리지 않으려는 뜻에서다.

로마제국 시대부터 식용했고,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 식탁에도 즐겨 올려졌다. 모두 30여 종이 있는데 그중 프랑스에서는 주로 검은 송로버섯을 최상품으로 치며, 이탈리아에선 흰 송로버섯을 최상으로 친다.
 
모양은 버섯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상의 버섯모양이 아니라 덩이뿌리 형태다.

그리고 워낙 귀해 현금으로만 거래되며 가격도 같은 무게 은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다. 10여년전 이탈리아에서 캐낸 600g짜리가 1억5천만원에 경매돼 해외토픽에 날 정도로 미식가들 사이에선 버섯 지존(至尊)으로 통한다.

서양에 송로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가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송이(松珥)가 있다.

가격은 비록 송로에 못 미치지만 귀하고 맛이 좋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은은하고 아련히 풍기는 솔향기를 맡기 위해 식도락가들은 거금 치르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임금 진상품으로 첫 손가락에 꼽혔다. 고고한 은둔자란 별명도 있다.

깊은 산중에서 늘 푸른 소나무 밑에 몸을 숨기고 있어서 생긴 별칭이다. 채취꾼들이 자식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송이 서식지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송이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나지만 한국산을 단연 최고로 친다. 그 중 '함북의 금강'으로 불리는 칠보산 송이와 강원도 양양 송이는 품질이 뛰어나 송이철만 되면 한 중 일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그 가운데 칠보산 송이는 지난 2000년, 2007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게 3톤과 2톤을 각각 선믈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전직 대통령과 북측 지정자 인사들에게 1.25㎏씩 나눠서 전달했는데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정일 송이'를 받지 못한 사람은 실세가 아니다"는 우스갯소리도 떠돌았다

 1년 중에서 가을에만 채취하는 자연산 송이가 요즘 그야말로 금값이다. 채취량이 크게 줄면서 시중 출하마저 급감해서다.

가격도 최상급 송이의 경매가가 1Kg당 120만원을 훌쩍 넘어설 정도다. 덩달아 시중엔 아예 모습보기 조차 어렵다. 말 그대로 ‘금송이’나 다름없다. 물론 코로나 시대 서민들과는 무관한 현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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