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경기도 국정감사냐, 이재명지사 청문회냐?” “거기서 김부선 목소리가 왜 나와? 18일과 20일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를 본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번 국감에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4600건에 가깝다고 한다.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자료요구라고 했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업무로 피로에 지친 공무원들은 지난해에 비해 거의 1.5배 정도나 되는 ‘역대급’ 자료 요구에 밤늦게까지 고생해야 했다. 도청 공무원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기도 국감에서 경기도는 거의 없었다. ‘이재명 청문회’, ‘대장동 국감’으로 변질됐다. 이에 도청 노조의 반발도 컸다. 국감에 앞서 전국공무원노조 경기도청지부와 경기도통합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8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도한 국정감사 자료 제출 압박과 대선 이슈 쟁점화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2년째 코로나 대응 최전선에서 현안 업무와 방역 활동을 병행하며 심신의 한계를 견뎌내고 있는 와중에 무리한 국감 자료 요구가 업무를 마비시킨다고 했다.

윤석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라면서 “지방자치 사무는 국감 대상이 아닌데 대선 국면과 맞물려 자료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승진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도 지방 고유 사무에 대한 감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올해는 지사가 대선 후보가 돼서 압박이나 자료 요구가 더 심한 것 같다. 직원들만 죽어가고 점점 더 고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경기도정’이 실종된 경기도 국감을 보고 있던 직원들은 “저럴 거면 왜 국정감사를 했는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이재명지사를 비난하는 배우 김부선 씨의 음성까지 국감장에 흘러나오자 직원들은 어이없어했다고 한다. “당신 나쁜 사람이야”, “나한테 솔직하게 했던 것처럼 전 국민한테 솔직하게 고백하라” 등 경기도 국감과 아무 관련이 없는 내용을 들으며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18일과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질의응답이 주를 이뤘다. 이번 경기도 국감을 보면서 왜 ‘국감 무용론’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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