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성매매업소가 들어서 성매매집결지가 됐던 팔달구 덕영대로895번길 23 일원은 1999년 7월,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됐던 지역이다. 그동안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미뤄져왔다.

그러다가 2019년 1월 수원시가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을 신설하고 올해 1월부터 집결지 내 소방도로 개설공사가 시작됐으며 지난 5월 31일 밤 모든 성매매업소가 폐쇄됐다. ‘자진 폐쇄’라고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 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슴 아픈 일도 발생했다. 서울 성수대교 인근 한강에서, 수원역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다 자진 폐쇄한 업주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수원역 성매매집결지가 폐쇄되면서 이 일대는 10월27일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에서 해제됐다. 22년만이다. 그리고 이날부터 해당 지역에 설치한 청소년통행금지구역 안내판은 철거되기 시작했다. 성매매 업소가 사라져 더는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지정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원역 성매매집결지가 있던 곳은 현재 소방도로 개설, 건축물 철거·리모델링 공사 등 환경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역 일원을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시민이 언제든지 마음 놓고 걷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진보당 경기 수원시지역위원회는 지난 9월 1일 수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완전폐쇄 종합계획 수립’을 수원시에 촉구하기도 했다. “성매매 집결지 영업 중단을 만들어온 인근 주민과 지역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수원시에 종합계획 수립을 요구해왔지만 감감무소식”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관련 사안을 사실상 전담해오던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T/F) 해체도 우려했다. 이들은 수원시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전주 선미촌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선미촌은 1950년대 전라선 옛 전주역 인근에 형성된 성매매 집결지다. 전주시는 지난 2014년부터 선미촌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서노송예술촌 문화재생사업’ 진행하고 있다. 시는 성매매 업소를 매입하고 이곳을 책방·전시장 등으로 꾸몄다. 어두운 가로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골목길 정비사업 등을 진행했다. 성매매 업소들의 반발과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 업소 매입을 위한 재원 부족 등의 어려움도 겪었지만 시와 지역 예술가, 주민 등과 힘을 모아 문화 재생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수원역 옛 성매매집결지는 수원역 앞에 있는 수원의 첫인상이니만큼 주민과 상인, 시민, 관광객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의 기능이 포함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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